미국 공군 기지에서 장병 150여 명이 독감에 집단 감염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군 장병의 독감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폐지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발생한 일입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간 19일, 텍사스주 랙랜드 공군 기지에서 지난 3주 동안 장병 150여 명이 독감에 걸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공군은 기초 군사 훈련을 받던 제37훈련비행단 장병들 사이에서 독감이 발병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비행단은 매년 3만 6천 명의 신병이 거쳐 가는 대규모 훈련 시설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이곳에서 훈련을 받던 키언 맥대니얼 훈련병이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숨진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군 당국은 사망 사고와 이번 독감 유행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집단 감염은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미군 독감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전면 폐지한 직후 터졌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 4월 21일, 백신 의무 접종은 전투 능력을 약화하기만 하는 터무니없고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규정을 즉각 폐지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당시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우려가 쏟아졌지만, 백신 효능에 회의적이었던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폐지를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집단 감염 사태가 불거지자 미 전쟁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육군과 해군, 공군, 그리고 국가안보국(NSA) 등이 특정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다시 허가한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공군이 이 자발적 백신 의무화 정책을 승인받아 랙랜드 기지 신병들에게 독감 주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 말미인 지난 1945년에 독감 백신 접종을 처음 의무화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으로 미군 2만 6천여 명이 사망한 데 따른 뼈아픈 결정이었습니다.
이후 1949년 잠시 철회됐다가 1950년대에 복원됐고,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흔들림 없이 시행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