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를 팔아넘기다니"…종전 합의 '패싱' 이스라엘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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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합의한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식을 앞두고 그 내용이 속속 공개되자, 종전 협상에서 소외된 이스라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을 겨냥한 분노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간) 입수해 보도한 14개 항의 MOU 초안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합의는 역내 안정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우선시했지만, 이란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이란의 역내 대리 세력 지원 문제 등 이스라엘이 우려했던 의제들은 추후 협상 과제로 밀렸습니다.

반면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 허용, 이란의 재건 및 경제 개발을 위한 포괄적 계획 수립과 최소 3천억 달러(453조원)의 자금 조달 보장 등 이란에 유리한 항목들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이스라엘 보수 우파 신문인 예루살렘포스트는 종전 합의문 어디에도 이스라엘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 심지어 서명식 전에 이스라엘이 합의문을 미리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신문은 "형제들을 팔아넘겼다"는 제목으로 이스라엘 우파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강력하게 비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우파 매체인 채널14의 탈 메이어 앵커는 "그들(윗코프와 쿠슈너)이 결정적인 순간에 이스라엘에 등을 돌렸다"며 "이들은 이번 사태에서 무언가 단단히 착각한 것 같다. 당신들 역시 유대 민족의 일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당신과 당신의 미래 세대를 위해 이곳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에게 등을 돌린단 말인가?"고 반문한 뒤 "그들은 그저 패배자들(losers)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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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14의 간판 프로그램 '더 패트리어츠'의 진행자 이논 마갈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쿠슈너와 윗코프를 저격하며 "이번 합의로 트럼프가 패배자처럼 보이게 됐다. 그들(쿠슈너와 윗코프)이 카타르의 압박에 굴복해 이스라엘에 있는 형제들을 팔아넘겼다"고 비난했습니다.

또 다른 보수 매체인 마리브의 정치 평론가 안나 바르스키는 "이번에는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를 동등한 파트너가 아닌 보조 행위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점이 이스라엘 입장에선 가장 큰 리스크"라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매체의 평론가 슐로모 샤미르 역시 네타냐후 총리가 "단 하나의 실질적인 정치적 소득도 없이" 돌아섰다고 지적했습니다.

진보 성향의 일간지 하레츠의 칼럼니스트 조슈아 라이퍼는 자사 팟캐스트에 출연해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엄청난 수렁에 빠뜨렸다"고 혹평했습니다.

라이퍼는 "이란에서 약속했던 승리를 쟁취하지 못한 실패로 인해 네타냐후 총리는 향후 이스라엘 내에서 치명적인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일반인들의 반응은 더 원색적입니다.

종전 MOU 초안 기사에 달린 댓글들은 합의 내용 불만과 트럼프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내용 일색입니다.

한 독자는 "합의서를 읽어보니 이란을 강력한 핵 강대국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더라"라며 "핵 테러를 약속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없겠죠?"라고 반문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종전 MOU를 '미국의 수치스러운 항복 협정'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는 미국이 허울뿐인 존재임을 드러낼 것이며, 무엇보다도 미국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비비(네타냐후의 별명),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다. 우리의 레드라인이 무너졌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할 때다. 미국이 적처럼 행동하고 있다"거나,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상황이 더 나았다. 이제 수십억 달러가 (이란으로) 쏟아져 들어갈 텐데, 우리는 레바논에 갇혀 있다. 카타르가 우리를 패배시켰다"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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