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본도 나프타 수급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포장 인쇄 비용을 아끼기 위해 흑백 봉지를 사용한 과자 제품까지 등장했는데요. 나프타 수급에 대한 정부 설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도쿄 문준모 특파원입니다.
<기자>
도쿄의 한 슈퍼마켓 기존 빨간색 과자 봉지 옆에 같은 제품이 흑백 봉지로 포장돼 진열돼 있습니다.
상단엔 '석유 원료 절약 포장'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일본 유명 제과업체가 잉크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디자인을 바꾼 제품 중 일부가 판매되기 시작한 겁니다.
[소비자 : 훨씬 생활과 가까운 문제로 느껴집니다.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도 (나프타 문제를)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편의점에선 즉석커피 종류를 구분했던 컵 색깔을 흰색으로 통일하고, 한 파스타 제품은 면을 묶는 띠에 표시했던 조리 시간 인쇄도 중단했습니다.
나프타는 잉크, 플라스틱 등 수많은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라서 공급 차질로 인한 영향은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치바현에서는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으로 진열대가 텅텅 비었는데, "중동 영향으로 납품이 늦어질 수 있다며 품절시 양해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한 가정당 한 묶음만 사가라는 제한을 둔 곳도 있습니다.
[슈퍼마켓 직원 : 지금 여기 진열된 것 말고는 재고가 없는 상황이어서요.]
슈퍼마켓 신선 제품 용기도 색을 빼고, 플라스틱 용기는 값싼 랩 등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소비자 : 포장을 바꿔서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면 좋은 거죠.]
한 유명 생활용품 기업이 기저귀 등 전 제품 가격을 15% 이상 올리기로 하는 등 '나프타 쇼크'는 이제 서민들의 가계 부담으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 원유나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화학제품 등은 내년에도 계속 공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유통 과정에서 병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는데, 특히 나프타 수급에 대한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답변이 64%로 정치적 불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문현진, 영상편집 : 이승희, 디자인 :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