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의 사립 유치원에서 고열을 동반한 독감에도 계속 출근하다 숨진 20대 교사가 직무상 재해를 인정받았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사학연금공단)이 급여심의회를 열고 20대 유치원 교사 A 씨의 유족이 청구한 '직무상 유족급여' 심의를 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급여심의회는 지난달 첫 심의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보류 결정을 내렸는데, 어제(8일) 재심의를 거쳐 A 씨의 직무상 재해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A 씨는 지난 1월 말 B형 독감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사흘간 출근했고 이후 증상이 악화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2월 14일에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0월부터 A 씨가 사망한 올해 2월까지 전체 원아 120명 가운데 43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45명이 독감에 걸렸다는 통계와 함께 병가 사용이 꺼려진다는 A 씨 동료들의 진술 내용 등을 사학연금공단에 제출했습니다.
유족과 전교조는 A 씨가 과도한 업무로 병을 얻은 데다 폐쇄적인 사립 유치원 근무 환경 탓에 쉬지 못하고 결국 사망한 것이라며 직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고 촉구해 왔습니다.
전교조는 A 씨가 1월 30일 새벽 응급실에 실려 가기까지 유치원 발표회 준비로 강도 높은 업무에 시달렸고, 집에서도 늦은 시간까지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독감 확진 뒤 가족이 출근을 만류했지만 "나오지 말라고 안 하는데 어떻게 출근을 안 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열이 39.8도까지 치솟은 30일이 되어서야 조퇴할 수 있었는데, 인수인계 탓에 오후 2시가 다 돼서야 조퇴해 병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응급실로 이송된 A 씨는 2주 동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결국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습니다.
전교조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며 "사립 유치원 공공성 강화와 교원 건강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에 교육부가 즉각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취재: 김태원, 영상편집: 김나온, 디자인: 이정주, 제작: 디지털뉴스부, 화면출처: 전국교직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