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
16세 미만 어린이들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영국 정부의 호주식 연령 제한 계획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시간 8일 보도했습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말 SNS 사용 연령 제한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의견서를 영국 정부에 전달했습니다.
미 정부는 의견서에서 "부모가 자녀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규제하는데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호주식 연령 제한 계획을 비판했습니다.
미국은 또 "기술에 따른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답은 광범위한 규제가 아닌 더 나은 기술"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데 개방형 인터넷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청소년 보호를 위해 16세 미만 이용자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차단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호주식 연령 제한이 미국 기업에 과도한 규제 준수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앞서 사라 로저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음란물 이미지를 제한하지 않으면 엑스(X·옛 트위터)를 금지하겠다고 경고한 것을 강력히 비판한 바 있습니다.
로저스 차관은 영국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 적대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영국을 러시아와 이란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다음주 연설을 통해 어린이들의 소셜 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주 플러스' 모델이라고 불리는 이번 방안에는 광범위한 사이트 접속 금지와 중독성 있는 기능에 대한 규제, 엄격한 연령 확인 절차 등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타머 총리는 SNS 연령 제한 도입에 앞서 8일 어린이들이 나체 이미지를 보거나 생성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나체 사진을 촬영하거나 공유하는 것도 금지할 방침입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애플이나 구글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은 3개월 이내에 18세 미만 어린이들이 휴대 전화기와 카메라로 나체 이미지를 시청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을 도입해야 합니다.
영국 정부는 해당 기업들이 기술 도입 시한을 준수하지 못하면 벌금 부과, 아동 대상 휴대전화기 판매 제한, 경영진 형사처벌 등을 위한 법안 도입에 나설 예정입니다.
스타머 총리는 "기술은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야 한다"며 "기술이 가져다주는 기회를 진심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기술을 남용하는 사람들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데도 진심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나체 이미지를 차단하는 기술을 어렵지 않게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영국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18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는 앱과 같은 특정 서비스에 접근할 때 연령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구글도 어린이가 나체 이미지를 열거나 전달하려고 할 때 이를 감지해 해당 이미지를 흐리게 하거나 경고를 표시하는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기업들이 이런 기능들을 강화하고 확장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 시민 단체들은 연령 제한 등 조치가 사생활과 익명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