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8일)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하락해 1,535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개장 직후 1,555원까지 치솟았지만, 당국이 "과도한 변동성과 쏠림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고, 국민연금까지 선물환 매도, 즉 앞으로 받을 달러를 미리 시장에 내놓기로 하면서 환율은 하락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기 처방 성격이 강합니다. 환율은 15거래일 연속 1,500원대에 머물고 있는데, 이건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록입니다. 이런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며 중소기업과 서민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식품 포장재 등을 만드는 한 중소 제조업체입니다.
나프타에서 뽑아내는 폴리에틸렌 등이 주요 원료입니다.
중동 전쟁으로 원료값이 급등한 데다, 환율까지 오르다 보니 비용이 큰 부담입니다.
[정희국/식품 포장재 업체 대표 : 석유 파동 때문에 (원료 값) 인상이 이렇게 55%나 오르고, 환율이 또 이렇게 올라가지고 또 한 5~6%가 또 이제 부담이 되고….]
원두 등을 수입해야 하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들은 고환율을 이유로 잇따라 가격을 올렸습니다.
[박선우/서울 용산구 : 100원, 200원도 한두 잔 먹다 보면, 큰 돈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좀 크게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공항 환전소에선 원/달러 환율이 1,600원을 넘어서며 여행객 부담도 늘었습니다.
고환율은 수입품 가격을 끌어올려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0.3~0.5%포인트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최근 한 달간 69조 원어치나 순매도하면서 달러 환전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금융 당국은 최근에는 환율 오름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과 해외에서 번 달러를 환전하지 않는 수출 기업들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달러를 공급해야 될 수출 기업 같은 경우는 대미 투자를 이행해야 돼 가지고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급 불균형으로 더 급등하고 있는 거죠.]
외환 당국이 개입하며 당장의 급한 불은 껐지만, 환율 상승을 부른 외부 요인들이 여전히 강해 단기간 내 방향성을 바꾸기는 어려운 답답한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장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