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현역 군인은 원칙적으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대상이 아니지만 유죄 판결 확정으로 군인 신분을 잃게 될 경우에는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단해 벌금 800만 원만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현역 부사관이던 A 씨는 2020년 후배 군인의 아내인 B 씨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후배 군인의 집에서 후배를 포함한 다른 군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범행을 부인했으나 1·2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해 강제추행죄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쟁점은 A 씨에게 성범죄 유죄판결에 따른 수강명령·이수명령을 함께 부과할 수 있는지였습니다.
성폭력처벌법 16조 2항은 법원이 성폭력범죄자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 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16조 9항은 이수명령에 관해 성폭력처벌법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는 보호관찰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보호관찰법 56조는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대상자에게는 보호관찰 등을 하지 않도록 특례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현역 군인들에 대해서는 군 지휘관들의 지휘권 보장이 필요하고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수강명령 등의 집행이 현실적으로 곤란하다는 점이 이유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원심(2심)은 A 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하면서도 이수명령은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그러나 해당 판결 확정 시 A 씨가 군인 신분을 잃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A 씨에게 적용된 옛 군인사법상 성폭력 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현역군인 신분을 잃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로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면 피고인은 현역 군인 신분을 당연히 상실하게 되므로, 원심판결 선고 시 피고인이 군법 적용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성폭력처벌법상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