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회의사당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를 강력히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이 4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 18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우크라이나 지원법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하원은 이날 해당 법안을 찬성 226표, 반대 195표로 가결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CNN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이 법안은 80억 달러(12조 3천억 원) 규모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마련된 무기 대여 프로그램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법안에는 러시아 지도부와 기관, 주요 은행과 석유·광산업체를 엄격히 제재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모든 러시아산 수입품에 500%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수개월 동안 계류돼있었지만, 이날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을 통과하면서 하원 문턱을 넘었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민주당과 손을 잡고 우크라이나 지원법의 심사배제청원(discharge petition)에 서명했기 때문입니다.
이 청원은 특정 법안을 상임위원회 심사 없이 본회의에서 표결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표결에 앞선 비공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협상할 수 있는 공간을 줘야 한다며 공화당 의원들에게 이 법안의 부결을 촉구했지만, 18명이 지도부 방침에서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전날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이 하원에서 가결됐습니다.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 전쟁을 할 수 있는 대통령 권한을 통제하는 민주당 주도의 결의안이 공화당 이탈표에 힘입어 하원을 통과한 것입니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지원법 가결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 또 다른 타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정책을 두고 사실상 만장일치였던 공화당에 균열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최신 조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CNN 방송은 "공화당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반발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하원을 통과한 우크라이나 지원법의 향후 운명은 미지수입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법안의 표결을 허용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설령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