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기와 쿠바 국기
미국 정부가 쿠바 권력의 정점인 카스트로 가문과 현직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 제재에 나서면서 미국과 쿠바의 갈등 양상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4일(현지시간)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배우자인 리스 쿠에스타 페라사, 아들 마누엘 아니도 쿠에스타 등 대통령 일가 3인에 대해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쿠바의 '권력 실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유일한 아들인 알레한드로 카스트로 에스핀과 친손자 라울 알레한드로 카스트로도 제재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날 제재 명단에 포함된 이들은 현 정권 수반과 비선 실세를 망라하는 쿠바 권력층의 핵심 인물들입니다.
최고 막후 실력자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이 미 법무부에 기소된 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쿠바 최고위층은 모두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셈입니다.
이들 5명 외에도 쿠바 혁명무력부(국방부)와 주민들을 감시 통제하는 기관인 혁명보위위원회, 국영 여행사, 광업회사 등 주요 기관과 산업체도 함께 제재 명단에 올랐습니다.
이번 제재에 따라 디아스카넬 대통령 등은 미국 관할권 내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자산과 부동산, 은행 계좌가 동결되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됩니다.
미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1일 쿠바 경제의 근간 역할을 하는 군산복합체 '가에사'(GAESA)에 대한 행정명령 발령 이후 가장 수위 높은 제재입니다.
가에사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까지 제재하는 걸 골자로 하는 이 행정명령에 따라 그간 가에사와 거래했던 쿠바 내 글로벌 기업들이 압박받으면서 탈출 러시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한 데 이어 정권 핵심 수뇌부까지 겨냥하면서 '쿠바를 점령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곧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정권 전복 시나리오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쿠바에 대한 제재가 정권 붕괴를 노린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우리는 단지 그 나라가 국민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잘 운영되는 국가가 되기를 원할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그 나라는 굶주리고 있고, 에너지도 없고, 석유도 없고, 돈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이날 미 제재 발표 후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공격적이고 사악하다"며 제재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맞서고 제국주의적 맹공에 저항하는 우리의 결심과 충돌할 것"이라며 "봉쇄와 미국과 쿠바 간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