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은 중국 6·4 톈안먼(天安門)사건 37주년을 맞아 중국 당국이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하는 한편 타이완과 중국의 체제 차이점을 부각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37년 전 오늘, 이상과 포부를 품었던 수천 명의 젊은이가 베이징 거리와 톈안먼광장, 중국 각지에서 군대와 탱크에 의해 무자비하게 사살되고 짓밟혔다"며 "당시 사살되고 짓밟힌 것은 민주운동 참여자의 생명과 청춘일 뿐만 아니라, 더욱이는 중국의 한 세대 전체가 자유·민주를 추구했던 갈망과 실천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국가는 군사력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포용하고, 인민이 꿈을 추구할 권리를 보호하며, 역사의 상처를 용기 있게 마주해야 한다"며 "나는 중국이 37년 전의 6·4 사건을 직시하고, 진상의 인정과 상처의 위로, 화해·대화의 시작에 나서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라이 총통은 "민주 국가의 힘은 거대한 서사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기조(主旋律)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며 "건전한 정부와 사회는 다음 세대를 전력으로 지원해 다음 세대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야지, 폭력·감시·통제 등 방식으로 그들의 꿈을 억압하고 그들의 의견을 묵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타이완 정부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도 전날 톈안먼사건의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대륙위원회는 중국이 1919년 5·4운동은 대대적으로 기념하면서도 1989년 6·4 톈안먼사건에 대한 역사적 기억은 집단적으로 봉쇄하고 있다며 "이런 이중잣대는 오늘날 중국의 각종 사회적 문제와 뿌리 깊은 모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보편적 가치와의 거리를 더 벌린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민주 제도에 대한 타이완 인민의 견지와 선택을 존중하고 강압적 수단을 중단하기를 정중히 호소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톈안먼사건은 1989년 대학생과 지식인 중심의 중국인들이 부정부패 척결과 민주개혁 등을 요구하며 벌인 시위를 중국군이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일컫습니다.
시위는 수개월 동안 이어졌는데, 당국의 시위대 진압이 마무리된 6월 4일이 사건을 기념하는 날이 됐습니다.
최소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을 중국은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교도통신은 베이징시 공안국이 톈안먼사건 희생자 유족들에게 희생자 묘지 참배를 금지한다고 통보했다며 중국 당국이 희생자 추도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족 모임 '톈안먼 어머니회' 대표는 교도통신에 2009년부터 매년 열리던 유족 집회가 지난해 12월 말부터 중국 당국의 방해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숨질 당시 42세에 불과했던 남편에게 닥친 참극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며 "유족끼리의 교류가 과거 고통을 덜어주는데 중국 정부는 우리가 모일 권리까지 빼앗으려는 것인가"라고 분개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