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연방의회 의사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이란과의 전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민주당 주도의 결의안이 공화당 이탈표에 힘입어 3일(현지 시간) 미 연방하원을 통과했습니다.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해당 결의안은 찬성 215표, 반대 208표로 가결됐습니다.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박한 공격'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 파트너 국가를 방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회의 승인 없이 이란에 대한 적대행위에 참여 중인 미군을 철수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상원과 마찬가지로 하원도 공화당이 민주당과 근소한 차로 과반 의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 4명이 민주당에 가세하면서 결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토머스 매시(켄터키)를 비롯해 톰 배럿(미시간),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 워런 데이비슨(오하이오) 등입니다.
하원에서는 이란전 개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결의안이 세 차례 부결됐지만, 이번에는 공화당 이탈표가 나오면서 통과됐습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탈표 분위기를 감지하고 지난달 21일 결의안 표결을 연기하기도 했지만, 당내 찬성표를 반대표로 돌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해당 결의안은 곧 상원 표결에 부쳐질 전망입니다.
다만 상원을 통과하더라도 실제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이 때문에 이날 하원 통과는 실질적인 제약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평가했습니다.
의회가 대통령에게 군대 철수를 강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법적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가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위헌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앞서 상원에서는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이 8번째 시도 만에 본회의에 상정된 상태입니다.
이날 공화당 의원 일부가 민주당과 함께 찬성표를 던진 것은 당내에서도 이란전에 대한 지지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NYT는 이번 표결 결과가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균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다 논란 끝에 중단한 18억 달러(약 2조 6천억 원) 규모의 '사법 피해자 기금'과, 백악관 연회장 건설과 연계해 백악관 보안 강화를 명목으로 10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를 이민 단속 법안에 편성하려던 방안이 최근 공화당 내부 반발에 부딪힌 점을 함께 거론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