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유의미한 의석 분포 변화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회 의사 운영 및 여야 간 역학 관계도 지금의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번 재보선이 미니 총선급으로 전국 14곳서 진행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의석수가 다소 늘었고, 민주당은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긴 했으나 여전히 여권이 절대적인 과반 의석을 유지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정 과제 입법 속도전을 예고하고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에 대한 전면 저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후반기 원구성부터 강 대 강 대치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번에 치러진 전체 14개의 재보선 가운데 대구 달성을 제외한 13곳은 기존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였습니다.
민주당은 현재 9곳에서 당선 내지 당선 유력 상태로, 기존보다 의석이 4석이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3석이 늘어난 4곳을 가져가게 되며, 한 곳은 무소속 한동훈 후보에게 돌아갔습니다.
한 후보를 야권 후보로 규정할 경우 전체 야권의 의석수는 5개가 늘어난 셈입니다.
이로 인해 기존 의석 분포였던 민주당 165석·국민의힘 107석은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110석으로 바뀌며 무소속(한 후보)은 한 명이 더 많아집니다.
그러나 이런 일부 의석수 변동에도 범여권의 절대적 우위라는 큰 틀은 확고부동한 상태입니다.
민주당 161석에 조국혁신당 12석, 진보당 4석, 기본소득당 1석, 사회민주당 1석 등 범여권 정당들의 의원 수를 모두 합치면 179석이 됩니다.
여기에 무소속 의원들 가운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조정식 의원은 물론 이춘석 김종민 최혁진 의원 등 다수가 범여권 성향 의원들이어서 각종 표결에 있어 180석 이상을 확보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특히 이는 법안이 표류하는 것을 막는 '패스트트랙'을 추진해 법률안을 신속처리안건을 지정할 수 있는 숫자이자, 소수 정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도 24시간 내 강제로 종료시킬 수 있는 의석수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 전략을 활용한 입법 속도전은 이후 국회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입니다.
개헌이나 대통령 탄핵안 통과,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제한을 특정 진영에서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3분의 2 의석이 필요한데, 보수 야당은 물론 범여권도 의석수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입니다.
앞서 국민의힘을 뺀 여야 6당은 단계적 개헌을 시도했으나 국민의힘이 본회의장 투표에 불참하면서 투표 불성립으로 지난달 무산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의석수는 기존보다 다소 늘기는 했으나 독자적으로 패스트트랙 등을 저지하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생환하면서 주요 표결 시 당내 친한계(친한동훈계)의 이탈 등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지난달 말 상반기 국회가 종료되면서 현재 입법부는 공백 상태입니다.
여야는 5일 본회의를 열고 일단 국회의장단을 선출키로 했으나, 지방선거 후폭풍으로 이 일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나아가 의장단을 선출한다고 해도 상임위원장 배분이라는 난제가 남습니다.
민주당은 일단 국민의힘과 최대한 협상해보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정부 국정 운영에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협상이 여의찮을 경우 모든 상임위를 가져갈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됩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해 의회 독재로 규정하면서 특히 법제사법위원장 사수에 '올인'할 분위기입니다.
전반기 국회에서 여당이 법사위를 일방적으로 열어 다수 법안을 처리했으나, 이번에는 야당이 위원장 자리를 가져올 차례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입니다.
국회 구성이 완료되면 여야 간 입법을 둘러싼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이 올 연말까지 국정 과제 관련 입법을 처리하기 위한 "입법 전쟁"(한병도 원내대표)을 선언한 상태로,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의힘과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