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위험성이 비교적 낮은 세척 과정에서 어떻게 폭발이 발생했는지를 밝히는 게 이번 사고 원인 조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세척실 안에 남아 있던 화약 성분이나 잔여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로켓에 들어가는 연료, 이른바 복합 고체 추진제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세 단계입니다.
액체 상태의 연료와 첨가제를 형틀에 넣는 충전 공정, 고체로 굳은 추진제에서 형틀을 떼어내는 이형 공정, 마지막으로 설비와 도구에 묻은 추진제나 화약을 씻어내는 세척 공정입니다.
5명이 숨진 2018년에는 작업자들이 충전 공정 중에 고무망치로 추진제가 담긴 용기 밸브를 두드리는 과정에서, 이듬해에는 이형 공정을 진행하다 형틀에서 떼어내던 추진제 안에 남아있던 정전기가 화약과 반응하면서 폭발해 3명이 숨졌습니다.
그리고 어제(1일)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폭발은 세척 공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한화는 앞선 두 번의 폭발 사고 이후 "설비를 일부 자동화했다"고 밝히면서도,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반성했습니다.
[가재웅/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 : 기존의 작업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수십 년 된 관행을 그대로 따라서 이행했던 것이 저희의 뼈저린 실패의 원인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슬러지 형태로 바닥이나 세척조에 남아 있는 화약 일부나, 나무상자에 보관했다는 잔여물 등에서 마찰이 일어나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장영근/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 잔존물로 남아 있겠죠. 그런 게 (세척 공실에) 꽤 모여 있었던 거예요. 사람이 접근해서 정전기든 어떤 식으로든 뭔가 발화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인 거죠.)]
[이춘근/한국과학기술원 이사 : 고성능 추진제라서 작은 마찰이나 충격에도 정전기에도 바로 (폭발)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공정이죠. 사람이 일일이 감독해야지.]
설비를 자동화하고 폭발성이 낮은 공정이라 하더라도 결국 '사람'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안전에 신경을 더 써야 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이준호·권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