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살쪄서 이렇게 반가운 건 처음"…김신영·문근영 "몸 평가 프레임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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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그맨 김신영(왼쪽)과 배우 문근영

"살찌는 것도 나는 나니까 사랑해야죠. 그래서 실컷 먹었죠. 시원하게." (개그맨 김신영)

"몸이 커지면서 마음도 커진 건지 모르겠는데, 40대는 좀 더 익사이팅하고 신명 나게 살아보고 싶어요. 에헤라디야!" (배우 문근영)

'살 빼라'는 무언의 압박이 쏟아지는 연예계에서 되레 "살찐 나도 좋다"며 해방을 선언한 개그맨 김신영(42)과 배우 문근영(39)이 화제입니다.

비만 치료제가 대유행하고 여러 부작용과 우려 속에서도 마른 몸을 찬양하는 '뼈말라'가 각광받는 시대에 이 둘은 "살이 쪘다"며 환하게 웃습니다.

'힘겨운' 다이어트를 멈추고 진짜 '내면의 건강'을 찾았다는 두 사람은 이구동성 "지금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시대에 역행(?)하는 이들의 당찬 선언에 응원이 이어집니다.

이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마른 몸을 유지하는 것이 곧 자기관리라는 통념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반응"이라며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 강박에 문제의식을 느끼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쉽지 않은데 두 사람이 그런 마음을 대신 말해준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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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영은 2013년 말 그대로 반쪽이 됐습니다.

몸무게 88kg에서 44kg을 감량했고 이후 13년간 44kg을 유지해왔습니다.

철저한 식단 관리로 '다이어트 아이콘'이 됐습니다.

13세에 데뷔해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한 문근영은 가녀린 체구에 청순함으로 10여 년간 사랑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출연한 방송에서 둘은 예전에 비해 확연히 살이 오른 외형과 함께 달라진 가치관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신영은 지난달 10일 MBC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다시 '후덕'해진 모습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는 13년간 이어온 식단 관리에서 벗어나, 흰쌀밥과 불고기를 맛있게 먹는 일상을 공개했습니다.

2024년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할 때까지만 해도 감량 체중을 유지한 그의 '변화'에는 지난해 9월 폐기흉 악화로 투병 끝에 별세한 개그맨 전유성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유성과 각별한 사제 간이었던 김신영은 병상에서 산소마스크를 낀 전유성이 "짬뽕이 너무 먹고 싶은데 못 먹는다. 너는 아끼지 말고 맛있게 먹고 살아라"고 조언했다면서, 그 말을 계기로 "살찌는 것도 나니까 내 모습을 사랑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살이 오른 김신영에게는 '국민 요요'라는 별칭도 붙었습니다.

그러나 다이어트의 굴레에서 벗어나서인지 그는 훨씬 유쾌해진 모습으로 각종 방송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습니다.

문근영도 지난달 22일 tvN '유퀴즈'에서 살이 쪘으나 한층 편안해진 모습으로 등장해 놀라움을 줬습니다.

그는 2017년 급성구획증후군 진단 후 네 차례 수술을 받은 투병기를 들려주면서 수술 후 의사로부터 "회복을 위해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문근영은 "어렸을 때 몸무게가 많이 나갔는데 몸은 엄청 말랐었다. 사실 근육이 많은 몸이었다"며 "그런데 몸무게가 많이 나가니까 살을 빼라고 하는 거다. 그래서 굶기 시작하고 밥을 안 먹으며 살을 뺐다"고 돌아봤습니다.

이어 "13살에 데뷔해 이어온 다이어트를 그때 끝냈다. 영화 볼 때 처음으로 팝콘을 먹었고, 짜장면도 먹었다"며 "어느덧 40살이 됐다. 몸이 커지면서 마음도 커졌다. 40대에 더 신명나게 살고 싶다"며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에헤라디야"를 외쳤습니다.

다이어트 대신 진짜 '내면의 건강'을 찾았다는 두 사람의 고백에 응원이 이어집니다.

대학생 박 모(23) 씨는 27일 "요즘 방송을 보면 연예인들이 밥을 먹으면서도 '죄책감 갖지만 먹는다'는 식이 많은데, 김신영은 자기 방식대로 밥을 복스럽게 차려 먹어서 보기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름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정신적으로 예민해질 때가 많다"며 "무조건 마른 몸을 유지하는 것만이 관리가 아니라, 내 일상과 정신이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야말로 진짜 '자기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직장인 김 모(26) 씨는 "살이 찌고 말고는 떠나서 문근영의 얼굴이 너무 편안해 보였다"며 "회사 다니며 점심엔 샐러드, 저녁엔 굶기, 주말엔 폭식을 반복한 적이 있는데 행복하지 않았다. '먹고 싶은 거 먹고 건강만 하자'는 댓글이 내게도 위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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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이야기가 울림을 준 것은 우리사회가 여전히 '마른 몸'을 강하게 요구하는 탓입니다.

SNS에는 '뼈말라', '단기간 마름 유지 루틴' 같은 극단적 다이어트 콘텐츠가 넘쳐나고, 비만치료제의 오남용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뼈말라' 같은 왜곡된 신체 기준이 프로아나(거식증 옹호)와 섭식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데 스스로 살쪘다고 여기는 '신체 이미지 왜곡 인지율'은 남학생 17.6%, 여학생 28.2%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학생은 2023년 26.1%, 2024년 27.9%에 이어 증가세입니다.

직장인 김 모(31) 씨는 "주변에서 위고비나 마운자로 얘기를 너무 쉽게 한다. 정상 체중인 친구들도 '나도 맞아볼까'라고 하니 무섭다"며 "문근영, 김신영이 진짜 건강한 삶이 뭔지 일깨워주는 느낌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주부 최 모(47) 씨는 "중학생 딸이 유튜브 쇼츠나 틱톡에서 '며칠 안 먹으면 빠진다', '이렇게 먹으면 뼈말라 된다'는 영상을 많이 본다"며 "성장기인데도 자꾸 자기 허벅지나 팔뚝을 보며 살쪘다고 해 걱정이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근영이 아픈 시간을 지나 건강하게 돌아온 모습, 밥을 잘 챙겨 먹는 모습이 반가웠다"며 "아이들이 외모만이 아니라 마음이 편하고 안정된 내면의 건강을 먼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모든 반응이 비판이냐 칭찬이냐를 떠나 외모를 평가하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대학생 정 모(25) 씨는 "'건강해 보여서 좋다', '잘 먹어서 보기 좋다'는 댓글에는 공감하지만 '살쪄도 예쁘다', '살찌니까 더 예쁘다'는 말은 복잡하게 느껴졌다"며 "좋은 의도라도 결국 또 몸을 평가하는 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체중 변화보다 문근영 씨가 회복과 건강을 말했고 김신영 씨가 '내가 나를 인정하는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뼈말라'가 문제라고 하면서 반대로 살 있는 몸이 더 좋다고만 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핵심은 몸을 계속 비교하고 평가하는 문화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평론가도 "살이 쪄서 보기 좋다, 말라서 보기 좋다는 말 모두 결국 몸을 평가하는 프레임 안에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문근영 씨와 김신영 씨가 '무조건 말라야 한다'는 기준보다 건강과 즐거움, 자기 인정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줬기 때문에 대중이 반응한 것"이라며 "체형 변화보다 두 사람이 연기와 예능, 일상 속에서 보여주는 태도와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MBC·유퀴즈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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