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렌터카 시장의 '바가지 요금', '출혈 할인 경쟁' 등 악성 관행에 내국인 관광객들이 지속적인 피해를 입으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제도 정비에 나섰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접수된 렌터카 피해구제 신청 957건 가운데 제주에서 발생한 건수가 422건으로 전체의 44.1%를 차지했습니다.
서울 344건과 경기 92건을 합친 수준에 맞먹는 수치입니다.
피해 유형은 예약금 반환 거부와 과도한 위약금 부과 등 계약 관련 분쟁이 432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완전자차에 가입했는데도 사고 후 면책금과 수리비를 따로 청구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약관 공정성 논란까지 번졌습니다.
피해가 유독 제주에 집중되는 데는 시장 구조 자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제주는 대중교통망이 빈약해 관광객들이 렌터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외국인 관광객 중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인의 경우 중국이 제네바 협약 비가입국이라 국제운전면허증을 한국에서 쓸 수 없어 렌터카 이용 자체가 어렵습니다.
제주 렌터카 시장의 실수요를 내국인이 떠받치는 구조다 보니 피해도 내국인 관광객에게 쏠렸다는 겁니다.
제주도가 오늘 입법예고한 '제주특별자치도 자동차 대여약관 기재 등에 관한 규칙' 제정안은 이런 시장 구조를 뜯어 고친 조치입니다.
업체가 임의로 원가를 매기지 못하도록 재무제표 등 회계 자료를 토대로 대여 원가를 산정하게 했고, 행정당국에 신고한 1일 대여 요금의 할인 한도는 60%로 묶었습니다.
사고 분쟁의 불씨였던 자차보험의 면책 유형과 자기부담금, 휴차료, 보장 범위, 면책금 기준도 규정에 담았습니다.
위반 업체에 대한 점검·행정조치 권한도 별도로 명시했습니다.
도는 이달 입법예고를 마치는 대로 6~7월 조례·규칙 심의를 거쳐 공포, 공포 후 2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삼용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사업자와 소비자가 같은 기준에서 거래하게 돼 관광지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 디자인 : 육도현 /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