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NPT 회의 또 빈손…북·이란 핵문제에 합의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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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현지시간) NPT 평가회의 폐막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주요 현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견해차로 합의문을 채택하는 데 또 실패했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22일(현지시간) 지난 4주간 일정을 마치고 NPT 체제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북한과 이란 등 핵 문제에 대한 이견과 핵 보유국 및 비보유국 간 첨예한 입장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NPT 평가회의는 2015년, 2022년에 이어 3회 연속 최종 합의문 채택을 못했으며 글로벌 핵군축 협상은 또 한 번 제동이 걸리게 됐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을 맡은 도 흥 비엣 베트남 주유엔 대사는 이날 저녁 "각국 대표단 발언을 청취한 결과, 이 문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해당 결정은 채택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어 그는 2026년 NPT 평가회의의 폐회를 선언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애초부터 고조된 신냉전 분위기 속에서 최근 미·이란 전쟁 등으로 촉발된 국제사회 대치가 극심한 상황에서 열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미국은 이란이 NPT 의무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한 반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 핵 시설에 가한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한 범죄라며 회의 내내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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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수위가 낮아진 수정안이라도 채택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첨예한 이해관계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습니다.

이날 회람된 최종 수정본 초안에는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표명이나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는 내용조차 모두 삭제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란과 관련해서도 핵무기를 '절대'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만 괄호 안에 간략히 명시되는 데 그쳤습니다.

아울러 지난 2월 연장 없이 만료된 미국과 러시아 간의 유일한 핵 군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후속 협상 개시를 촉구하는 내용도 초안에서 사라졌다고 AFP통신은 전했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김상진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는 폐막 회의 발언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단 한 줄의 간단한 메시지조차 담아내지 못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그러한 메시지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재확인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차석대사는 또 "북한이 NPT 체제하에서 결코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과 이 문제를 협상과 외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명시됐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NPT 합의 문건이 3회 연속으로 불발됨에 따라 191개국이 가입한 NPT 조약 자체의 효력은 유지되더라도, 국제 핵 통제 체제로서 정당성과 신뢰도는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사진=유엔 웹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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