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바퀴벌레 국민당'이라는 이름의 가상정당이 최근 인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빗댄 대법원장 발언에 반발해 만들어진 건데, 실업난과 불평등에 지친 인도 청년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 시간 15일, 인도의 수리야 칸트 대법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실업 상태의 인도 청년들을 바퀴벌레에 비유했습니다.
[수리야 칸트/인도 대법원장 : 그들은 바퀴벌레처럼 젊습니다. 일자리를 얻지 못합니다. 전문직에 종사할 자격도 없습니다.]
칸트 대법원장은 가짜 학위로 직업을 얻는 범죄자를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25세 이하 청년 40%가 실업자일 정도로 극심한 구직난과 불평등에 시달려온 인도 청년들의 분노는 달래지 못했습니다.
대법원장의 발언을 풍자해 '바퀴벌레 국민당'이라는 가상 정당까지 만들어졌습니다.
"게으르고 실업 상태인 바퀴벌레들의 연합"을 당의 슬로건으로 내걸었고, 실업자이며, 육체적으로 게으르고 하루 11시간 이상 온라인 접속과 전문적 불평 능력을 정당 가입 조건으로 제시했습니다.
[아비짓 딥케/'바퀴벌레 국민당' 창립 : 지난 몇 년 동안 좌절감을 느껴온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정부가 젊은 세대의 우려, 특히 실업률 문제를 외면해 온 방식에 대해 매우 분노했습니다.]
사흘 만에 35만 명이 당원으로 가입했고, SNS 팔로워 수는 닷새 만에 1천800만으로 집권 인도국민당의 2배를 넘어섰습니다.
[암리타 싱/인도 대학생 : 국가적 문제를 제기하는 거죠.]
[샤우리아 가뉴자/인도 대학생 : (바퀴벌레 국민당) 청년들의 관점은 매우 다르고 저는 그것을 좋아합니다. 즐기고 있어요.]
바퀴벌레 국민당은 단순 풍자를 넘어 소수 재벌 독점과 정경유착으로 부패한 언론 개혁, 여성 50% 할당제 등 정치 개혁 요구를 전면에 내걸고 있습니다.
당 설립자 딥케는 "권력자들은 바퀴벌레가 썩은 곳에 번식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정치권을 비판했는데, Z세대의 분노와 맞물린 가상정당 열풍이 모디 총리의 12년 장기 집권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