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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나프타 공급 부족에 쓰레기봉투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 지정 봉투와 다른 봉투에 넣은 쓰레기 배출을 용인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1일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시즈오카현의 한 판매점에서는 약 한 달 전부터 지자체 지정 쓰레기봉투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1.8배로 치솟았습니다.
이 지역의 다른 판매점에서는 한 가족이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쓰레기봉투의 개수를 2개로 한정해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즈오카시는 지난 18일 속이 비치는 투명 또는 반투명 봉투라면 지자체가 지정한 봉투가 아니더라도 쓰레기를 담아 배출할 수 있다고 임시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군마현 이세사키시 등 지정 외 봉투를 허가한 지자체는 약 20여 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세사키시에는 "어디에 가도 쓰레기봉투가 없다"는 시민 문의가 쏟아졌고 아이치현 오부시는 지정 쓰레기봉투 제조업체로부터 "나프타 부족으로 7월 이후 공급이 멈출 수 있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환경성 관계자는 일본 쓰레기봉투 공급의 90%를 담당하는 제조업체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동 이외 지역에서 조달 경로를 확보해 예년과 비슷한 양을 공급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요미우리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석유 제품 재고가 확보돼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업계 현장의 공급망 불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석유 유래 나프타의 수급이 어려워지며 편의점 업체 로손이 커피 컵의 플라스틱 뚜껑을 종이 재질로 바꾸거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이토요카도가 생선회 등의 투명 플라스틱 포장을 랩으로 대체하는 등 공급난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감자칩 제조업체 가루비는 나프타가 원재료인 잉크가 부족해 주력 제품인 '포테토칩스' 포장재를 이달 말부터 흑백으로 인쇄, 출하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로 미국산 등 대체품 조달에 나섰지만 중동산에 비해 비싼 데다 제조업체가 비싼 재고를 감당해야 하는 위험도 감내해야 한다고 닛케이는 짚었습니다.
중동산 외의 나프타 조달 가격은 중동 사태 이전보다 2배가량으로 치솟은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프타 공급을 유지하더라도 가격 인상에 따른 수급 불안이나 최종 소비재에 가격 인상이 전가되는 상황은 막을 수 없다고 해설했습니다.
나프타를 원재료로 해 비닐 등을 생산하는 기초 화학제품 에틸렌 생산 설비의 지난달 일본 내 가동률이 67.3%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6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습니다.
NHK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열린 중동 정세 관련 각료회의에서 원유나 석유 제품을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대체 조달함으로써 내년 초까지의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다만, 그는 "도료, 단열재 등 건설 자재와 윤활유 등이 유통 과정에서 병목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거래처와 협상력이 낮은 소규모 사업자를 중심으로 수급 실태 파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또 냉방 수요가 높아질 여름철 전기·가스 요금 보조금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5천억 엔(약 4조 7천억 원) 규모를 예비비에서 지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한편,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휘발유 평균 가격을 리터(ℓ)당 170엔(약 1천600원) 정도로 억제하기 위한 보조금 정책을 중동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고바야시 정조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휘발유 보조금에 대해 "어디까지나 (유가) 급등 완화책으로 170엔 수준을 고집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당수 토론에서 유가 보조금 출구 전략에 대한 질문에 "상황을 보면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