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진법사 전성배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무신 이우희 유동균 고법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씨에게 오늘(21일)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판결인 징역 6년보다 1년 줄어든 형량입니다.
재판부는 1억 8천여만 원의 추징, 압수된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이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봤습니다.
재판부는 전 씨가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천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2022년 4월 802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 선물의 의미에 대해 "단순한 선물이 아닌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전 씨 측은 당시는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으로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고, 단순히 김 여사와의 친분 형성을 위한 선물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당시 김 여사는 향후 대통령 직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생각할 만한 지위에 있었고, 통일교가 대통령 직무에 관한 알선을 기대하고 준 금품으로 인식하는 게 사회 통념에 부합한다"며 전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심 재판부는 또, 전 씨가 2022년 4∼7월 청탁·알선을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면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3천만 원을 받은 혐의, 2022년 7월∼2025년 1월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2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 밖에도 2022년 5월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경북도의원(당시 후보자)으로부터 국민의힘 공천을 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전 씨를 정치자금법상 혐의 적용 대상인 '정치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고, 박 도의원이 준 돈이 전 씨의 정치 활동을 위한 '정치 자금'으로 볼 수도 없다는 취지입니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설명하며 "피고인의 행위가 결국 정교분리라는 헌법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질책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통일교와 관련해 청탁받은 내용을 김 여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알선을 했다"며 "이로 인해 윤 전 대통령과 통일교 사이 정교유착이 발생했고, 윤 전 대통령은 통일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통일교도 사적 이익을 위해 정부를 이용하는 상호 관계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전 씨가 1심 과정에서 기존 진술을 바꾸고 통일교 측으로부터 일부 금품을 받았다고 인정하며 샤넬백 등 주요 증거물을 제출한 행위를 '필요적 감면 사유'로 판단했습니다.
수사나 재판에서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주요 진술·증언을 제공하면 형을 감경해야 한다는 김건희 특검법 조항에 따른 판단입니다.
1심은 전 씨가 수사 과정에서 이 부분 범행을 부인해 수사 기간이 장기간 허비됐다며 감면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2심은 "앞서 수사 과정에서 재판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필요적 감면 사유에서 배제한다는 내용은 규정에 명문화돼 있지 않다"며 이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