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는 지난 1992년 문신을 의료행위로 규정한 기존 판례를 34년 만에 변경한 것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오늘(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모 씨와 백모 씨 사건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재판부는 "문신 행위는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갖춘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며 "통상적인 레터링 문신이나 미용 문신은 대부분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문신 시술은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에 버금가는 의학적 전문 지식이 있어야 성공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1992년 5월 눈썹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한 이후 비의료인의 시술을 처벌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기술 발전과 환경 변화로 의료 서비스 수요자의 접근성이 향상됐고, 문신은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닌 일반인이 접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판례 변경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미용실 운영자인 박 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두피 문신 시술을 했고, 백 씨는 2019년 5월 패션잡화 판매점에서 레터링 문신 시술을 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앞선 1심과 2심은 과거 판례를 근거로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현재 국회에서는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허용하는 문신사법이 통과되어 내년 10월 말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문신사법 시행 전이라도 현행 의료법 기준으로 문신 시술 행위 그 자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문신 시술자의 업무상 과실로 상해를 입히는 경우 등 관련 법령에 따른 형사 처벌 가능성이나 국민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의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