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거점을 둔 피싱 조직이 금은방이나 상품권 업자를 범죄수익 수거책으로 포섭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를 받는 보이스피싱 범죄수익금 수거책 일당 10명을 지난 3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필리핀 등 해외에 거점을 둔 '리딩방 조직'과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각각 지시를 받고 피해자를 만나 금품을 수거한 혐의를 받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조직은 모두 주로 텔레그램 '고액알바방' 등에서 '일당 30만∼200만 원'으로 인력을 모집한 뒤 1차∼3차 수거책으로 나눠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1차 수거책이 직접 피해자를 만나 돈을 뜯어내면 2차 수거책이 이를 받아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립니다.
이후 3차 수거책에게 넘겨 자금세탁을 거친 뒤 피싱 조직에 전달하는 식입니다.
이번 범행의 3차 수거책은 금은방 업주와 상품권 업자였습니다.
이들은 건네받은 현금과 수표, 금괴 등에서 자신의 몫으로 17∼18%가량의 수수료를 뗀 뒤 나머지를 상품권으로 바꿔 피싱 조직에 건네주거나 가상자산으로 송금했습니다.
수거책들은 금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사람이 많은 2호선 강남역 화장실에서 접선하거나 금은방 내 공용 화장실 변기 칸 등을 이용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들어 3차 수거책의 자금 세탁 방식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며 "금은방 업자 등을 중간에 끼고 골드바를 이용해 세탁하는 사례가 지속해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차 수거책들은 검찰청이나 증권사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현금과 금괴 등을 갈취했습니다.
범죄에 연루됐지만 보호해주겠다거나, 500% 수익 보장 비밀프로젝트에 끼워주겠다는 식이었습니다.
이들에게 골드바를 건넨 피해자는 3명으로, 피해액은 11억 8천만 원에 이릅니다.
경찰은 4억 8천만 원 상당의 골드바는 현장에서 압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습니다.
현금을 건넨 피해자는 5명으로, 피해액 3억 8천520만 원 중 3억 6천520만 원은 현장에서 압수해 환부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해외 상선 조직을 추적 중입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