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남편 사망 앞두고 계좌서 12억 원 빼낸 60대 사기죄 '유죄'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수원지법, 수원고법

병원 치료 중 의식 저하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진 재혼 남편의 계좌에서 12억 원 상당을 인출하거나 이체한 60대 아내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2부(박건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2018년 7월 B 씨(2021년 11월 사망)와 동거를 시작한 뒤 2021년 2월 혼인신고 했습니다.

B 씨는 전 부인과 이혼한 상태였습니다.

B 씨는 오래전부터 신장 투석을 받아왔고, 숨지기 2개월 전쯤 낙상사고를 당해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이후 치료 과정에서 건강 상태가 악화했고, 2021년 10월경엔 의식 저하 상태에 빠져 같은 달 23일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A 씨의 범행은 그 직후부터 시작됐습니다.

광고 영역

A 씨는 남편이 중환자실에 들어간 이틀 뒤인 10월 25일 권한 없이 남편 계좌에서 1억 원을 수표로 인출하고 2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튿날엔 4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날은 A 씨가 의료진으로부터 남편이 임종 과정에 있다는 설명을 들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A 씨는 남편이 숨지기 전까지 5억여 원을 추가로 자신이 관리하는 남편 명의의 또 다른 계좌로 이체했으며, 남편이 보유한 3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해 예수금을 이체받으려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습니다.

A 씨는 재판에서 "출금과 이체 행위는 남편의 생전 의사에 따른 것이며, 그 액수는 피고인의 상속재산 범위 내이므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망인이 피고인에게 상속 지분에 상응하는 재산을 증여하기로 약속했다거나 재산 처분에 대한 포괄적 권한을 위임했다는 객관적 자료를 찾을 수 없다"며 "망인은 이 사건 불과 1년 전에는 피고인의 예금 인출 행위를 엄격히 통제했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망인의 생명이 위중한 상태를 인지한 직후부터 망인 명의 계좌에서 10억 원이 넘는 거액을 인출하거나 이체하는 등 5일 만에 급박하게 예금을 처분했다"며 "이는 재산에 대한 정당한 권한은 없으나 그에 대한 사실상 지배력을 가진 피고인이 급박하게 재산을 자신 명의로 돌리려는 모습으로 봄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피고인의 범죄행위는 망인이 사망하기 전으로 상속이 개시되기 전이며 피고인의 상속 지분은 다른 상속인들과 협의 또는 생전 증여분 등을 고려한 산정으로 확정되는 것이므로, 망인 사망 전 피고인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상속지분 상당액을 미리 취득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