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는 이번 유조선 통항 과정에서 이란 측에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았고, 나무호 피격 사건과도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나무호 피격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보여온 대응 기조가, 이번 통항 협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혜영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 유조선 '유니버설 위너호'의 통항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이란에 통행료는 물론, 어떤 형태의 대가도 지불한 게 없다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특히 이란의 통항 조치가 나무호 피격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나무호 사건과 무관하게 그동안 이란 당국과 협의해 온 결과란 겁니다.
[조현/외교부 장관 : 자유로운 통행을 해야 된다, 그리고 이런 것은 통행료를 납부하거나 협상의 수단이 될 수가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나무호 사건과 완전히 무관하다고 보긴 어렵단 분석도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란 전쟁 기간에 이란에 특사를 파견한 데 이어서 나무호 피격 이후에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단 이유를 들면서 이란을 공격 주체로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기조가 결과적으로 이번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단 겁니다.
한 정부 당국자는 SBS에 "유조선 통항과 나무호 피격을 연결하는 순간, 협상 카드 하나를 잃는 셈"이라면서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무호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면, 남은 선박 25척의 통항 협의가 어려워질 수 있는 한국과, 공격 책임이 공식화되는 게 부담스러운 이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걸 수 있단 분석입니다.
공식적으론 항행의 자유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론 현실적인 외교 해법을 통해 자국 선박 보호에 나서는 움직임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감지됩니다.
중국 선원이 탄 선박도 나무호와 비슷한 시기에 공격받았는데, 중국 선적 유조선 두 척이 오늘(20일), 호르무즈 해협을 벗어났고, 지난 3월 태국 화물선이 피격된 뒤, 태국의 유조선 1척도 해협을 통과했습니다.
(영상편집 : 위원양, 디자인 : 이연준, 화면제공 : 마린트래픽 HMM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