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권거래소
미국 국채 시장에서 현지시간 19일 대규모 블록 매도가 잇따르며 채권 가격 하락과 투매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로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베팅하면서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오전 9시38분(뉴욕시간)부터 약 1시간 동안 미 국채 10년물 선물 13만 6천500계약과 5년물 선물 8만 3천 계약이 10건의 블록딜(기관 간 대량 직거래)로 거래됐습니다.
현물 10년물 기준 약 150억 달러(약 22조 6천억 원)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진 겁니다.
이날 10년물 선물 거래량은 20일 평균 대비 약 80% 웃돌았습니다.
투자회사 아처(Archr LLP)의 설립 파트너 앨런 테일러는 "국채 시장에서 항복(capitulation)의 날이었다"며 "다수의 블록 매도자로 인해 매도세가 가속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투매의 배경에는 중동전쟁 이후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시장의 확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41.4%로 반영했습니다.
이는 1주일 전보다 9.6%포인트 높아진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50bp 인상 확률도 4.7%에서 14.3%로 올랐습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61.8%에서 38.5%로 급락했습니다.
씨티의 전략가 데이비드 비버는 "지난 5거래일 동안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 새로운 숏 포지션(매도 포지션)이 대규모로 추가됐다"며 숏 포지션이 전술적·구조적으로 "매우 과도하게 확대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JP모건의 국채 고객 설문조사에서도 지난 18일 기준 순매도 포지션이 2월 초 이후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이날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5.20%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10년물도 장중 4.69%까지 상승하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국채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은 미국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주택 구매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금융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