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대부분 받아들였습니다. 파업을 하더라도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노조의 총파업 계획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수원지방법원은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쟁의행위, 즉 파업에 나서더라도 안전보호시설은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등이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화학 약품 등을 다루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측이 주장하는 방재와 배기·배수 시설 등이 안전보호시설에 해당한다고 법원은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또, 사측이 이른바 보안 작업이라고 주장한 작업 시설 손상 방지와 웨이퍼 변질 방지 작업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상적'의 의미는 노동조합법상 특별한 변동이나 탈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 즉 평시와 같은 상태라고 재판부는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반도체 시설의 경우 설비가 한번 손상되면 수리를 거쳐 재가동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평소 24시간 가동되고 있는 반도체 공정의 현상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국내 산업 전반의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원은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최승호 위원장에 대해 시설 점거 행위도 금지하면서, 위 사항들을 어길 경우 노조 2곳은 하루 최대 2~3억 원씩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소속 조합원 등에 대한 노조의 협박과 참가 호소를 금지해 달라고 한 사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법원 결정으로 사흘 뒤로 예고된 노조 총파업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또,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청한 가처분 건에 대해 9개 작업 중 3개에 대해서만 파업을 제한한 것과 비교해, 이번에는 금지 쟁의행위를 더 폭넓게 인정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