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들어 전국 고속도로의 사망사고가 부쩍 늘었습니다. 원인으로는 화물차 졸음운전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사망사고 급증의 이유로 '이란 전쟁'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조민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던 대형 트레일러 차량이 한쪽으로 치우치는가 싶더니 갓길에 세워진 다른 트레일러 차량을 들이받습니다.
시뻘건 불길이 치솟으며 반대편 중앙분리대까지 부딪힌 차량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습니다.
터널 안에서 차량들이 비상등을 급하게 켜고 급정거를 하고 있습니다.
충돌 직전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긴 했지만, 화물차 한 대가 결국 앞 차를 들이받았고 사고를 낸 운전자는 숨졌습니다.
두 사고 모두 졸음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이 원인이었습니다.
현행법상 화물차 기사들은 2시간 운전하면 최소 15분을 쉬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지켜지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21톤 화물차 기사 허재혁 씨는 하루 평균 600km가 넘는 장거리 운전을 하지만, 중간 휴식은 남의 얘기입니다.
[허재혁/21톤 화물차 기사 : 화주사에서 (납품) 압박을 하고, 마음은 급하지, 움직이긴 해야 하겠지.]
이란 전쟁 이후 껑충 뛴 기름값도 압박 요인입니다.
연비를 높이려고 주행 속도는 줄여야 하는데,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주행 거리를 늘리다 보니 휴식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허재혁/21톤 화물차 기사 : 한 번 집어넣을 때마다 20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거거든요. 거의 체감상 배가 지금 현재 들고 있다, 예년에 비해서.]
올해 4월까지 전국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는 모두 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나 급증했습니다.
사고 원인의 69%가 졸음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으로, 화물차 사고 사망자가 28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화물차의 경우 운행 기록장치 부착과 함께 휴식 시간을 법에 정해놨지만, 적발돼도 과태료가 50만 원에 불과해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김필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 운행기록계를 확실하게 점검을 해서 벌칙 조항에 대한 것들을 강화를 하고요. 동시에 화주와 차주들 사이에서 (납품) 시간의 여유를 두게 만들고….]
화물차 사고는 특히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VJ : 노재민, 디자인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