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7일)은 서울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된, 이른바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오늘 현장 인근에서는 추모 집회도 열렸는데요. 사건 이후 여러 대책들이 나왔지만,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처럼 비극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10년 전과 지금,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이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장윤기/여고생 살해 피의자 : 죄송합니다.]
지난 5일 새벽 광주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가 검찰로 송치되기 직전,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남긴 한마디입니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2016년 이후 살인·강도·성폭력 등 흉악 범죄의 피해자 10명 중 8명은 여성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여전히 약자를 보호하지 못해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연수/서울 서초구 :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이 있기도 했었고 그래서 (딸이) 늦게 온다거나 아이가 그럴 경우에는 제가 일부러 차를 가지고 데리러 나가든지….]
[임서원·김희주/경기 용인시·수원시 : (남녀) 공용 화장실 같은 데 갈 때는 아직 좀 무섭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10년 전 남녀 공용, 공중화장실에서 사건이 발생한 뒤 남녀 화장실을 분리하고 경찰 신고로 이어지는 비상벨을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10년 전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장소를 다시 찾아가보니, 사라지고 새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주변 화장실들을 돌아다녀보면서 안심벨 등 비상장치들이 잘 마련돼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법으로 정한 남녀 화장실 분리는 대부분 잘 지켜지고 있었지만, 서초구에서 관리하는 화장실 3곳 중 1곳은 비상벨이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경우도 있었고, 절반 이상은 화장실 입구를 비추는 CCTV가 없어 범죄 발생 이후에도 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지아/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 : 아직도 이게(안전 장치가) 부족한 건 그만큼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거죠. 예산을 여기에 충분히 쓰거나….]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나오는 대책들이 우리 사회 약자 보호에 실효성이 있는지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윤형, 영상편집 : 박춘배·장현기, 디자인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