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았지만 9년 전과 딴판…상호주의 공감 속 이란·타이완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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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난하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정상회담은 전략적 경쟁 속에 안정적 상호주의로 양국 관계를 관리하자는 인식을 공유한 자리로 평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기업인들을 대동한 2박 3일의 방중 기간 "환상적 무역합의"를 이뤘다면서 경제적 성과를 내세웠고, 시 주석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형성해 '세계 양강'(G2)의 위상을 굳히려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9년 만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편에 오를 때까지도 양측은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해 이란과 타이완 문제 등 민감한 핵심 현안에 관한 입장차를 많이 좁히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두 정상의 연내 추가 회동이 예고됐지만, 핵심 이익을 둘러싸고 기저에 깔린 양국의 구조적 대립 관계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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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무역합의" 강조한 트럼프…시진핑은 미국과 '대등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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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 미중은 지난해 '트럼프 2기' 출범 직후부터 무역 현안을 놓고 거세게 충돌했지만, 작년 10월 부산 정상회담을 계기로 확전을 자제하며 갈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상탭니다.

관세 전쟁과 희토류 수출 통제는 이때부터 1년간 '휴전 상태'에 돌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13∼15일(현지시간) 베이징 방문에서도 양국 정상은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정적 상호주의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게 서로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는 현실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전쟁 이후 지지율 하락 압박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란 난제를 떠안았고, 시 주석 역시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 안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중난하이(中南海·중남해)에서 진행된 시 주석과의 차담에서 "(중국과) 환상적인 무역 합의를 이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힙니다.

선거의 키워드인 경제 문제에서 성과를 냈다는 대내용 메시지인 셈입니다.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미국산 항공기·대두·에너지 수출과 서비스·전기차 부문의 중국 시장 개방을 언급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수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회담장에 이례적으로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들어간 것은 무역과 경제 성과에 방중 초점이 맞춰졌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다만 중국의 '선물 보따리'가 쏟아졌던 9년 전과 달리 구체적인 투자·구매 약속이 발표되지 않은 것은 달라진 중국의 위상과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시 주석이 이날 차담에서 "우리는 함께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지위를 확정했다"며 미국과의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게 대표적인 사롑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도 시 주석은 신흥 강대국에 대한 기존 패권국의 인정 필요성을 시사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재차 거론했습니다.

이런 발언에선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눈높이에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G2로서 위상을 다졌다는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두 정상은 이처럼 회담 결과를 정치·외교적 수사를 동원해 대내외 치적으로 보여주려는 동시에, 상호주의적 거래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서로에 대한 개인적 친밀감도 과시했습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완전히 양립할 수 있고, 서로의 성취는 세계를 이롭게 할 것"이라며 두 정상의 캐치프레이즈가 '공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는 이날도 시 주석을 "내가 매우 존경하는 사람"이자 "친구"로 부르면서 "우리는 이제 11년, 거의 12년간 알고 지냈다"고 말했습니다.

미 싱크탱크 아시아그룹 파트너인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전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이번 회담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이라면서 "두 정상이 향후 3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내년까지는 이런 안정을 유지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양국 기업에 대체로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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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타이완 문제 실질적 성과는 미지수…핵심이익 인식차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로 꼽혔던 이란과 타이완 문제에서도 양국이 거둔 실질적 성과는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두 사안에 대해 양측은 일방적인 발표나 발언을 주고받는 데 그쳤고, 문서화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이란 문제에 대해 매우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상황이 끝나길 원하고, 그들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해협이 개방되길 원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식에 공감했다는 말 외에 구체적인 공동 행동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셈입니다.

앞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전날 정상회담에서 이란에 군사장비를 제공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도움을 줄 용의를 밝혔다고 주장했지만, 시 주석의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백악관도 두 정상이 이란의 '핵무기 불허'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반대에 의견을 모았다는 보도자료를 냈으나, 중국 측 발표와는 온도차가 뚜렷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입장문에서 "중국의 이란 정세에 관한 입장은 매우 명확하다"며 전쟁이 조속히 종결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재확인하는 한편,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란을 포함한) 각국의 우려를 모두 고려하는 해결 방안을 달성해야 한다"고만 밝혔습니다.

타이완 문제를 둘러싼 시각차는 더 커보입니다.

시 주석이 전날 회담에서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하거나 심지어 분쟁으로 이어져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이례적으로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는 점에섭니다.

자신의 면전에서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한 셈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내내 공개석상에서 타이완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했습니다.

대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정상회담 후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타이완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의 관점에서는 어떤 강제적 현상 변경도 양국에 나쁠 것"이라고 견제구를 던진 게 사실상 유일한 대응이었습니다.

퍼트리샤 김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 담당 연구원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중국은 타이완을, 미국은 이란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며 "현재로선 공식 발표를 보면 미국과 중국이 각자의 이해관계를 강조하는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란·타이완 문제 외에도 미국의 인공지능(AI) 첨단반도체 기술 통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양국의 전략적 핵심 이익에 해당하는 사안 역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답방 초청이 성사되면 두 정상은 오는 9월 24일 워싱턴 DC에서 다시 만나는 등 올해 최대 4차례 회동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자국 우선주의 속에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 또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G2의 구조적 갈등 관계가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적지 않습니다.

패트릭 크로닉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 의장은 연합뉴스에 보낸 논평에서 "이번 회담은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근본적인 구조적 긴장과 전략적 경쟁을 해결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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