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한지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은 기분 좋은 소식이네요.
<기자>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69%를 기록했는데요.
지금까지 발표한 주요 22개국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요즘 체감 경기만 보면 "진짜 잘 나가는 거 맞나?" 이런 반응 먼저 나오잖아요.
그런데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한국 경제가 1분기에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뛰었습니다.
성장률이 1%가 넘는 곳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이렇게 딱 세 나라인데요.
1.3%대인 두 나라보다 훨씬 높은 1.69%로 격차를 벌렸습니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죠.
당시 한국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주요 41개국 가운데 38위까지 밀렸었는데요.
불과 한 분기 만에 최하위권에서 세계 1위까지 올라왔습니다.
왜 이렇게 갑자기 숫자가 뛰었냐, 이제는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로 다 아시죠.
결국 반도체였습니다.
1분기 IT 수출이 5.1% 늘었고,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린 것만 1.1%포인트에 달했습니다.
특히 삼전닉스 조합이 예상보다 훨씬 좋은 실적을 낸 게 반영됐습니다.
그러면서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 0.9%를 거의 두 배 가까이 웃돌았는데요.
지금은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많게는 3%까지 잇따라 올리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한국 금융 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8%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고요.
또, 오는 28일 한은이 새로운 경제 전망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은 반도체 덕분인 건데, 삼성전자 파업이나 초과 이윤 배분 문제가 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 같습니다.
<기자>
또 그리고 2분기에 변수가 있는데요.
기저효과와 중동 리스크 변수로 2분기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숫자가 이렇게 잘 나왔는데도 정부 분위기는 생각보다 조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성장률이라는 게 한 번 너무 높게 뛰면 다음 분기에는 기저효과 때문에 숫자가 크게 낮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재작년 1분기에도 1.174%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이 나왔다가 바로 다음 분기에 마이너스로 고꾸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정부도 2분기에는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중동 리스크가 본격화되면 유가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기업 부담과 물가 압력도 같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국제 유가나 글로벌 경기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숫자는 분명 반가운 건 맞지만,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마지막은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들의 얘기군요.
<기자>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 10명 가운데 7명이 생활비 때문에 빚이 시작됐다고 대답했습니다.
같은 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청년들의 평균 채무는 약 6천900만 원이었습니다.
매달 갚는 돈도 빡빡한데요.
평균 84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서 청년은 29세 이하를 말하는데요.
29세 이하에서 빚이 거의 7천만 원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잖아요.
그런데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왜 처음에 빚을 지게 됐느냐였습니다.
투자 실패나 무리한 소비가 아니었고, 바로 생활비 마련 때문이었는데요.
응답자의 67.9%가 생활비 때문에 빚이 시작됐다고 답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주거비 때문이라는 답도 많았고, 가족 지원이나 사기 피해로 빚이 시작됐다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영끌 투자하다 실패했다' 이런 그림만은 아닌 건데요.
먹고사는 비용 자체가 버거워졌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빚이 감당 안 될 정도로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소득 공백이었습니다.
실직이나 이직 때문에 수입이 끊기는 기간이 생겼고, 그 사이 카드값과 대출 이자가 쌓였다는 겁니다.
실제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실직이나 이직 같은 소득 공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특히 소득 공백 응답은 재작년에 31% 정도였던 게, 급증을 한 거고요.
사업 실패도 11.9%에서 28.1%로 늘었습니다.
서울금융복지 상담센터는 청년 채무 문제가 단순 소비 문제가 아니라, 고용 불안과 생계 문제까지 연결된 구조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