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여고생을 구하려다 중상을 입은 남학생과 그 가족이 악성 댓글로 인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광주 광산구에서 발생한 흉기 피습 사건과 관련해 A 군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길을 걷다 "살려달라"는 외침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A 군은 "비명소리에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또래 여학생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흉기에 공격을 당한 B양은 A 군을 보고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A 군이 휴대전화를 꺼내 신고하려던 순간 피의자 장씨가 다시 흉기를 들고 다가왔습니다.
A 군은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든 채 다른 손으로 흉기를 막으려다 손등을 크게 다쳤고, 이어 목 부위까지 두 차례 찔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군은 의식이 흐려질 정도로 엄청난 피를 흘리는 상황에서도 범인을 밀쳐내고 현장을 벗어난 뒤,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이 칼에 찔렸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고, A 군은 긴급 봉합 수술을 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현재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A 군은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몸이 굳는 등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A 군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사건 직후 온라인상에 퍼진 악성 댓글이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당시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남학생이 상처만 조금 입고 도망갔다", "혼자 살겠다고 현장을 이탈했다"는 식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A 군 아버지는 "사건이 알려진 뒤 온라인상에서 '남고생이 도망갔다'는 식의 댓글을 봐야 했다"며 "상처를 조금 입고 도망간 것처럼 말하는 걸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아들이 한 행동은 숨겨야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진 일이었다"며 "아들이 위축되기보다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A 군은 인터뷰 도중에도 "그 학생이 살았어야 했는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며 B양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 김태원, 영상편집: 안준혁, 디자인: 이수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