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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올리려고"…금지된 산에 오른 20명, 돌아오지 못한 3명 [스프]

두코노 화산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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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 핵심요약

2026년 5월 8일, 인도네시아 할마헤라 섬 두코노(Dukono) 화산이 분화해 등반 중이던 20명 중 3명(싱가포르인 2명·인도네시아인 1명)이 사망했다. 5명이 부상을 입었고, 17명은 안전하게 하산했다.

해당 구역은 분화 21일 전인 4월 17일부터 공식 폐쇄됐지만, 가이드와 일부 등반객이 비공식 경로를 통해 진입했다. 경찰은 가이드·짐꾼을 형사 고발 가능성과 함께 조사 중이다.

두코노는 1933년 이후 거의 쉬지 않고 분화 중인 화산으로, 이번 참사는 단순 자연재해가 아닌 위험 경보 전달 실패와 현장 통제 공백이 복합된 인재(人災)이기도 하다.

1. "산이 폐쇄됐다고요?" 4월 17일부터 출입 금지였다

이 지역은 과학자들이 화산 활동 증가를 관측한 뒤 4월 17일부터 방문객 출입이 공식 폐쇄됐습니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해완화센터(PVMBG)는 화산 활동의 중심인 말루팡 와리랑(Malupang Warirang) 분화구 반경 4km 이내에 주민과 관광객이 접근하지 말도록 경고해 왔습니다.

폐쇄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문객이 입구의 경고 표지판을 무시했고, 현지 가이드나 마을 주민들도 금지 조치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일부 등반객들은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입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 "Level 2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착각이 부른 비극

두코노는 인도네시아 4단계 경보 체계에서 Level 2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 숫자를 '안전'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두코노의 경보 수준은 2008년 6월 15일부터 Level 2를 유지해 왔습니다. PVMBG는 2026년 3월 30일부터 두코노 활동이 강해지기 시작해 지진망이 199회의 폭발 이벤트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5월 9일 기준으로 두코노는 2026년 3월 이후 총 200회 이상 분화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화산학자들은 "Level 2는 '등산 가능'이 아니라 '경계 필요'를 의미한다"고 강조합니다. 숫자가 낮다고 안전한 게 아닌 거죠.

3. 두코노는 "늘 활동하는 화산"이다

스미소니언 글로벌 화산 프로그램(Smithsonian Global Volcanism Program)에 따르면, 두코노 화산은 1933년 이후 거의 쉬지 않고 폭발적 분화를 이어온 화산입니다. 가이드 알렉스 장구(Alex Djangu)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두코노가 며칠째 분화하지 않을 때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압력이 쌓이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이 자신이 목격한 두코노 역대 최대 규모 분화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이 산은 "조용하다가 갑자기 터진" 게 아니라, 늘 활동 중이었고 언제든 강하게 분출할 수 있는 화산이었습니다.

4. "분화구 인근"이라는 극단적 위험

구조 당국에 따르면, 수색은 분화구 림(crater rim) 기준 100~150m 반경에 집중됐습니다. 최종적으로 싱가포르인 두 명의 시신은 분화구 림 근처 암석 파편 아래에서 서로를 껴안은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 수습은 가파른 지형, 지속적인 강우, 계속되는 화산 활동으로 극히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화산학적으로 이 거리는 낙하 암석, 고온 화산재, 유독가스, 순간 분출압에 직접 노출되는 최고위험 지대입니다.

5. 구조 작전도 목숨을 건 일이었다

인도네시아 국가수색구조청(Basarnas)은 5월 10일 기준 150명의 인원을 4개 수색구조대로 나눠 투입했으며, 수색 범위는 등반객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점에서 약 1.25km에 달했습니다.

약 150명의 수색구조 인원이 투입되어 두 대의 열화상 드론으로 작전을 지원했습니다. 구조대는 화산 활동과 강우·침수 때문에 분화구에서 약 1km 거리의 5번 거점까지 진입했다가 비상 대피소로 후퇴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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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공식 루트"가 뚫려 있었다

현지 경찰서장 에를릭손 파사리부(Erlichson Pasaribu)는 그룹의 가이드와 짐꾼이 경찰서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금지 구역 안내 혐의로 형사 고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서류상 폐쇄와 현장 통제가 일치하지 않았던 겁니다. 공식 경고판이 붙어 있었어도 비공식 경로가 열려 있었고, 이를 안내하는 가이드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이번 참사의 핵심 구조적 문제 중 하나입니다.

7. "콘텐츠를 만들려던" 등반객들

경찰서장 에를릭손 파사리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위험을 알기 때문에 오르지 않습니다. 많은 등반객이 외국 관광객이고,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위키피디아가 집계한 사건 경위에서도 "일부 방문객들은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목적으로 입산했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실제로 4월 6일 두코노 분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된 바 있고, 가이드 알렉스 장구의 현장 촬영 영상도 전 세계 미디어에 배포됐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성공적으로 내려온 사람의 영상만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위험이 왜곡된 인식을 만들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이번에도 현실이 됐습니다.

8. 할마헤라, "감시 인프라가 부족한 고활동 지대"

두코노는 이산화황(SO₂)과 화산재 방출의 주요 원천입니다. 이 화산은 접근성이 낮은 오지에 위치해 있어 외신에서조차 보고 자체가 드문 원격지 화산입니다.

이번 분화에도 불구하고 항공 당국은 화산재 구름의 이동 경로가 주요 항공 노선과 겹치지 않아 상업 항공편 운항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지역 주민에 대한 낙진 주의 경보는 즉시 발령됐습니다.

9. 화산재는 산 밖에도 영향을 미친다

분화 당시 화산재 기둥은 10km 상공까지 치솟았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화산재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토벨로(Tobelo) 시와 주변 주거 지역에 낙진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스미소니언 글로벌 화산 프로그램의 공식 기록을 보면, 두코노는 다윈 화산재 자문센터(Darwin VAAC)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항공 화산재 위해(aviation ash hazard) 화산으로, 지역 주민의 일상은 물론 항공 안전에도 반복적으로 영향을 주는 다층 위험 시스템입니다.

10. 정책 실패인가, 개인 책임인가?

현지 가이드도, 마을 주민들도 폐쇄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사고를 단순히 등반객 개인의 무모함으로만 설명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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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경찰은 가이드와 짐꾼을 금지 구역 안내 혐의로 형사 고발 가능성과 함께 조사하고 있습니다. BNPB와 지방정부는 제한구역 진입 위반 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경보의 존재보다 중요한 건 경보가 지역사회·관광업자·지자체에 어떻게 소통되고 실행되느냐입니다. 이번 참사는 위험 경보 전달 실패와 현장 통제 체계의 공백이 개인의 무모함과 맞물려 일어난, 복합적 인재(人災)였습니다.

두코노 참사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닙니다. 금지된 산, 무시된 경고, 뚫린 비공식 루트, 콘텐츠를 위한 위험 감수, 그리고 경보 전달의 실패. 이 모든 요소가 겹쳐 3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두코노는 오늘도 분화 중입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는 이와 비슷한 활화산이 약 130개 더 있습니다. 이번 참사가 마지막이 되려면, "금지"를 넘어 "실행"이 뒤따라야 합니다.

[Deep Dive Q&A]

Q1. 왜 폐쇄된 화산에 버젓이 오를 수 있었나요?

A. 공식 폐쇄는 선언됐지만, 현장 집행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았습니다. 비공식 등산로가 통제되지 않은 채 열려 있었고, 일부 가이드는 폐쇄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바이럴된 분화 영상이 오히려 관광객의 방문 욕구를 자극했고, 경고판이 있었어도 이를 무시하는 등반객을 막을 물리적 통제 수단이 부재했습니다.

Q2. Level 2 경보는 왜 등산 금지가 아닌 건가요?

A. 인도네시아 화산 경보 Level 2는 '경계 필요' 단계로, 특정 반경 내 출입 금지를 권고하지만 산 전체의 법적 등산 금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두코노는 무려 2008년부터 Level 2를 유지해 왔습니다. 즉, 이 수치는 '위험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아니라 '상시 위험 상태'를 뜻합니다. 이 차이를 관광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사고의 핵심적인 소통 실패입니다.

Q3. 두코노 화산은 앞으로도 계속 위험한가요?

A. 네. 스미소니언 글로벌 화산 프로그램에 따르면 두코노는 1933년 이후 거의 쉬지 않고 분화 중인 화산으로, 이번 5월 8일 대분화 이후에도 계속 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등반 금지 구역은 현재도 유지 중이며, 인도네시아 당국은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사한 화산이 인도네시아에만 약 130개가 있어, 관광과 안전 사이의 제도적 균형 문제는 지속적인 과제로 남습니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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