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의 입항을 앞두고 대서양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 주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떠올리며 한타바이러스가 지역사회로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카나리아제도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2월 유럽에서 가장 먼저 격리 조치가 시행된 지역 중 하나로, 당시 테네리페섬 한 호텔에서는 700명 이상의 휴양객이 14일간 외부와 차단된 채 격리된 바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호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마치 코로나 때 같다. 주민들은 이미 어린아이나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건강을 걱정하고 있다"며 향후 격리 조치가 발동될 경우 학교와 병원 등 주요 시설 운영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염병 응급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카나리아제도만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호르헤 마리찰 테네리페호텔협회 회장은 "이번 사태에서 카나리아 제도와 경쟁하는 모로코 등 다른 국제 관광지들은 (입항 후보지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며 "크루즈선을 카나리아 제도에 입항시키기로 한 결정에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습니다.
카나리아 제도 주민인 마르가리타 마리아 역시 "우리는 이미 다른 사람을 돕고 편의를 봐주는 데 충분히 유연하게 대처해왔다"며 "스페인에는 크루즈선이 갈 수 있는 다른 항구가 많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예정된 레오 14세 교황의 스페인 방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지 코미디언 오마이라 카소를라는 소셜미디어에 "한타바이러스에 걸린 교황? 우리는 그런 헤드라인을 원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지방정부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페르난도 클라비호 카나리아제도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스페인 방송 온다세로에서 "카나리아제도 입항을 허용할 수 없다. 이 결정은 우리 기준에 바탕을 두고 있지도 않고 충분한 정보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면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서양을 항해하던 중 한타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 호는 승객과 승무원 146명을 태우고 오는 9일 스페인 카나리아제도 테네리페섬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