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월말 미국이 개시한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가 목표를 달성하고 종료됐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선박들을 탈출시키는 방어적 차원의 '해방 프로젝트'를 미국이 '호의'로 수행 중이라고도 했습니다.
미 의회의 '60일 제한'을 우회하고 악화한 여론을 달래며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겸하는 루비오 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장대한 분노 작전은 끝났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통지했다"면서 "그 단계는 끝났습니다. 우리는 지금 해방 프로젝트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장대한 분노'는 미국이 지난 2월 28일 대이란 군사작전을 개시하며 붙인 이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 서한을 보내 "2026년 2월 28일 시작된 적대행위가 종결됐다"고 통지했는데 의회 승인 없이 대외 무력행사를 할 수 있는 전쟁권한법상의 60일 규정을 우회하려는 시도로 해석됐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먼저 공격하면 미군이 대응은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해방 프로젝트가 방어적 성격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그는 "해방 프로젝트의 주요 책임은 미국에 있는데 우리가 해당 지역에서 힘을 투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선박이지만 미국이 '선의'로 해방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이 왜 해방 프로젝트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글로벌 경제에 타격을 줘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주고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방치하면 다른 공해상 수로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수송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며 이해관계가 걸린 국가들이 해협 개방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루비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 얽힌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인정한 셈입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시도하며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 또는 현상)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완전히 불법적이고 터무니없는 일이며 전세계 모든 국가가 우리에게 합류해 이란을 규탄하고 뭔가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그는 여러 나라가 뭔가를 하겠다고 연락을 해왔다면서도 특정 국가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봉쇄로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고립된 채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민간 선원들이 최소 10명 사망했다면서 이란이 해적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유엔에 대한 진정한 시험대"라고 했습니다.
지난달 바레인이 주도한 유사한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중국에도 해를 끼친다면서 중국이 이란에 '당신들은 악당이며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지 말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하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때 타이완이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타이완이나 인도태평양의 어느 지역과 관련해서도 안정을 해치는 사건이 일어나기를 원치 않고 이는 미중 모두에 상호 이익이라고 본다"고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회견에서 쿠바는 실패한 국가이고 정권이 무능하다며 "용납할 수 없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곧 바티칸에서 레오 14세 교황을 만날 때 가톨릭 교회를 통한 대(對)쿠바 인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회견 직전 미 남부사령관과 쿠바 지도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엑스에 올린 데 대해서는 그냥 그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만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다음으로 쿠바를 표적 삼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50분간 농담을 섞어가며 여유 있게 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자리배치표를 받았는데 어디 뒀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중 몇몇엔 빨간 엑스표가 쳐져 있더라. 농담이다"라고도 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