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산불
지난해 3월 발생해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는 경북 산불 때문에 이재민 3명 중 1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고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상훈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산불 피해 이재민의 장·단기 건강영향조사 및 대응 체계 연구 포럼'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연구진은 재난이 발생한 지 약 11개월이 지난 올해 2월 경북 산불 피해 주민 400명(안동시·의성군 각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우울과 불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을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PTSD 고위험군은 34.25%에 달했고, 우울 고위험군도 24.0%나 됐습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뜻합니다.
환자는 극심한 불안, 공포, 무력감, 고통을 느낄 수 있고, 악몽 등을 통해 외상을 입힌 사건을 재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재민을 연령별로 나눠 보면 65세 미만의 PTSD 양성 비율이 42.2%로 가장 높았고, 이어 65∼74세 미만(31.1%), 75세 이상(29.8%) 순이었습니다.
살던 집까지 피해를 본 이재민(42.1%)이 그렇지 않은 이재민(28.8%)보다 장애를 겪은 비율이 높았습니다.
오 교수는 "기후 변화로 산불의 빈도, 규모, 지속 시간이 늘면서 물리적 손실을 넘어 집단적 정신건강 위기로 확장되고 있다"며 "생명 위협이나 강제 대피, 주거 상실은 외상성 사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에 따른 PTSD, 우울 등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난 직후부터 중장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회복탄력성 증진 프로그램을 선제 도입하고, 초대형 재난 맞춤형 장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3월 발생한 산불은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동해안과 맞닿은 영덕까지 5개 시군으로 번졌습니다.
이 산불로 여의도 면적 156배에 이르는 산지와 해안이 불에 탔고, 27명이 숨졌습니다.
이재민은 모두 3천명이 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