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3일 대구의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40대 남성이 살충제와 종이로 불을 붙이려다 검거됐습니다. 당시 위기 상황을 막은 것은 출근하던 한 공무원이었습니다.
TBC 박가영 기자입니다.
<기자>
승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전동차 안.
바닥에 쭈그려 앉은 남성이 분사형 살충제 옆에 놓인 종이를 꺼내 들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불이 붙은 종이를 그대로 내려놓고 다른 종이에 옮겨 붙이려는 순간, 한 승객이 황급히 달려옵니다.
그리고는 발로 종이를 밟아 불을 끄더니, 살충제를 집어 들려는 남성을 몸으로 막아섭니다.
[문송학/방화 저지 승객 : 처음에는 그냥 살충제를 뿌리길래 뭐 불 지른다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요. 바닥에 앉아서 불을 지르고 있더라고요. 생각할 틈도 없이 그냥 달려가서 일단 그걸 막아야겠다.]
전동차 안에서 가연성 물질인 살충제에 라이터까지,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던 상황.
사고를 막은 주인공은 출근을 하던 행정복지센터 직원 문송학 씨였습니다.
문 씨는 전동차가 멈추자 승강장으로 방화 시도를 한 남성을 끌어내 역무원에게 넘겼고, 경찰이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습니다.
[문송학/방화 저지 승객 : 당시 상황이 긴박하다고 생각해서 저도 모르게 제압하러 갔던 거 같아요. 제가 뭐 하는 짓이냐고 하니까 그냥 '경찰 불러' 하면서 그 뒤로는 저항이 없어서.]
대구교통공사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대형 사고를 막은 문 씨에게 감사패와 격려금을 전달했습니다.
아울러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동차 안 비상인터폰이나 관제센터 연락처를 통해 즉시 신고해 줄 것을 시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방화를 시도한 40대 남성 A 씨를 철도안전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TBC)
TBC 박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