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구청 간부가 동료 여직원의 사진을 도용해 자신과 연인인 것처럼 묘사한 AI 합성물을 만들었다는 소식, 지난달 저희가 단독으로 전해드렸습니다. 피해자의 호소에도 경찰은 성범죄가 아니라고 봤지만, 검찰은 이 사건이 딥페이크 성범죄라고 판단하고 해당 간부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달라붙는 민소매 차림으로 중년 남성을 끌어안은 여성, 서울 구로구청 간부 A 씨가 지난해 11월 같은 과 여직원 B 씨 사진을 구청 내부 조직도에서 내려받아 생성형 AI로 만든 합성물입니다.
A 씨는 이런 사진 여러 장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내걸었고, 이를 발견한 B 씨는 "연인처럼 묘사한 합성물에 강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며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성범죄는 아니라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만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노출이 과하지 않고 성적 행위로 해석될 모습이 보이지 않는단 이유였습니다.
[B 씨/합성물 피해자 (지난달) : (경찰은) 앵무새처럼 '자기들은 판례에 따를 뿐이다'….]
SBS 단독 보도 한 달여 만에 나온 검찰 판단은 달랐습니다.
B 씨의 이의신청을 접수한 검찰은 직접 피해자 조사 등을 진행한 끝에 딥페이크 성범죄에 해당한다며 명예훼손 혐의에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A 씨를 불구속 기소한 겁니다.
검찰은 "누구나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가 만든 "가짜 사진 속 피해자의 신체 노출 정도와 연출 상황, 그 맥락 등을 종합하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B 씨는 SBS에 "경찰은 이 사건을 가볍게 봤지만 이제 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며 "경각심 있는 판단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보도 이후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선 구청도 "A 씨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이자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결론짓고 서울시에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강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