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입니다. 오늘은 3주 동안 일본 사람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교토 초등학생 실종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사건의 범인은 바로 의붓아버지였습니다. 실종됐던 11살 유키 군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결국 경찰이 계부를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는데요. 사실 사건의 핵심 용의자가 계부라는 사실 말고는 밝혀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남은 의문점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었는데요, 여기서 더 밝혀진 것과 여전히 궁금한 점에 대해 <AFTER 8NEWS>를 통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사건 개요를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교토 난탄시에 살던 초등학교 5학년 유키 군이 실종된 건 지난달 23일입니다. 마지막 목격자는 지난해 말 유키군의 친모와 재혼한 계부였습니다. 그는 실종 당일 오전 8시쯤 아이를 차에 태워 학교에 바래다줬다고 진술했지만, 유키 군은 등교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3주 간 인근 숲부터 호수 밑바닥까지 주변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수색 작업에 투입된 경찰과 소방 인력은 1천 명이 넘었습니다. 실종 엿새 뒤인 3월 29일 학교 서쪽 숲에서 먼저 책가방이 발견됐고, 4월 12일엔 다른 곳에서 유키 군이 신었던 운동화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인 4월 13일 결국 안타깝게도 유키 군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이틀 뒤 경찰은 유키 군의 집을 압수수색했고 계부를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그는 사체 유기 뿐 아니라 살해에도 관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노우에/교토부경 수사1과장
사체 유기 피의자로 37살 남성 아다치 유우키를 체포하고 수사본부를 설치해 전모를 규명할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8시 뉴스에서 전해드렸던 내용입니다. 유키 군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 여러 번 옮겨진 이유, 살인 동기와 공범 유무, 사망 원인 등이 남은 의문점이라고도 말씀드렸는데요. 이제부터 새로 드러난 사실을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중 화장실 미스터리우선 경찰은 시신 발견 직후 정밀 부검을 실시했는데도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계부를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목을 졸라 죽였다"는 진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범행을 저질렀는지, 구체적인 경위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계부 체포 이틀 뒤 경찰이 자택 근처 공중화장실과 그 뒤쪽 개천을 조사하는 모습이 목격됐습니다. 관광버스 이용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곳인데, 밤에는 인적이 아예 없는 곳이라고 합니다.
인근 직장인
이곳은 가족 단위로 물놀이 하러도 오고요. 오토바이라든가 주차장에 온 사람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이에요.
이곳이 범행 장소인지, 아니면 시신을 옮긴 장소 중 하나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이후 재판에서 확실하게 살인 유기 혐의를 입증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장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화장실의 위치도 시사하는 점이 있습니다. 유키 군의 가방이 발견된 장소, 신발이 발견된 장소, 그리고 이 공중화장실은, 모두 453번 국도 선상에 있습니다. 특히 공중화장실은 자택에서 2㎞ 떨어져 있고 차로는 5분 거립니다. 왜 유키 군의 소지품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지 의문이었는데, 계부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차로 이동하면서 각기 다른 곳에 버렸다는 추정에 무게가 실립니다. 특히 가방이 발견되기 하루 전에 비가 왔었는데 가방은 젖어있지 않았습니다. 사후에 누군가에 의해 버려졌다는 거죠. 더 나아가 만일 시신을 처음 유기한 장소가 이 국도 선상에 있었다면 자신에 대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시신을 이동 시켰을 거라는 추정도 가능합니다.
계부 자백은 어떻게 받아냈을까?다음으로 계부의 자백을 어떻게 받아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경찰은 계부의 휴대전화 위치 기록과 자동차의 블랙박스 등을 통해서 계부가 자백하기 전에 유키 군의 소지품과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처음부터 계부를 의심하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아동 학대나 가정 폭력 신고는 없었지만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단서는 실종 첫날에 있었습니다 지난달 23일 계부가 유키 군을 학교에 바래다줬다고 한 시간은 오전 8시쯤이고요, 학교에서 친모에게 유키 군이 등교하지 않았다고 알린 시간은 오전 11시 50분쯤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이 사실을 친모에게 알리기 전에, 계부가 자신의 지인에게 "아이가 없어졌다"고 전화를 했던 사실을 경찰이 알아낸 겁니다. 경찰이 차 블랙박스를 조사해 보니 실종 당일 영상 일부가 삭제돼 있었고, 계부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블랙박스 영상 녹화 중지 및 삭제 방법과 시신 유기 방법 등을 검색했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검색 시점과 범행 시점의 선후 관계가 될 것 같습니다. 만일 범행 전에 시신 유기 방법을 검색했다면 계획 범죄가 될 수 있고요. 검색 시점이 범행 이후라면 우발적인 범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마지막으로 범행 동기입니다. 사건의 실체에 한 발씩 다가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왜 유키 군을 죽였는지 그 이유는 알려진 게 없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학대나 가정 폭력 신고도 없었습니다. 다만 기자들의 취재를 통해 단서가 될 수 있는 정황들은 나오고 있는데요. 우선 유키 군은 주변에 계부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집에 이상한 아저씨가 있는 건 참을 수 없다" 이런 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요. 두 사람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고 갈등이 있었을 거라고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해에도 이상한 일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친모와 계부, 유키 군은 따로 살다가 지난해 유키 군의 증조할머니가 사는 본가로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3월 세 명이 따로 살던 아파트 호실에서 화재가 난 게 계기가 됐다고 하는데요. 당시 방화 여부는 밝혀진 게 없지만, 그 집에서 아이를 꾸짖는 건지 소리치는 소리가 났었다, 화재 직후에도 계부가 친모만 챙겼고 아이는 외롭게 혼자 서 있더라 이런 주민들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또 하나 밝혀진 사실이 있는데요. 유키 군이 실종된 다음 날은 이 세 가족이 함께 신혼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고 합니다. 이날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것과 어떤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그동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확한 진실은 유키 군의 친모만 알고 있을 텐데요, 앞으로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사실이 밝혀질 것 같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 근처에는 학교 친구들과 학부모, 시민들이 올려둔 꽃들이 수북하게 쌓였습니다. 한 꽃다발에는 "다시 태어나면 누구보다 행복해지길"이라고 적힌 리본이 달렸습니다. 채 꽃피지 못한 어린 아이의 삶이 왜 이곳에서 멈춰야 했는지, 의문이 남지 않는 수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