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프리미엄

"우린 지옥인데" 트럼프는 '손절'…벼랑 끝에 몰린 젤렌스키 [스프]

[지식의 발견]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 스프 핵심요약

러시아는 제재에도 불구하고 군수 산업 중심의 국산화 전략으로 성장을 이뤘으나, 최근 그 한계가 보이던 찰나 트럼프가 촉발한 이란 전쟁발 유가 폭등으로 다시 전쟁 지속 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에너지·물류 인프라가 파괴되어 추위와 단수에 시달리는 공포가 일상이 되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젤렌스키 정부가 받아들여야 할 협상 조건은 더욱 가혹해지고 있습니다.

전쟁은 협상 진전 없이 교착 상태이며, 결과적으로 러시아 우세 속 종전 가능성은 낮고 전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시됩니다.

※ 2026. 4. 3. 출고된 영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사입니다.

전쟁 5년차, 러시아-우크라이나 상황은?

Q. 지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내부 상황은 어때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사람들의 일상이 다 망가진 상태인가요?

그렇지 않죠. 유럽에서 제일 큰 나라가 러시아고 두 번째로 큰 나라가 우크라이나예요. 면적으로 1,2위가 지금 싸우고 있는데, 러시아는 지구의 9분의 1 면적인데 싸움은 일부에서 일어나는 거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은 사실 전쟁을 뉴스로 아는 거예요.

러시아가 전장에서 멀어진 우크라이나 내부까지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해서 에너지, 인프라 등을 완전 절단 내고 있어요. 우크라이나도 워낙 큰 땅이니까 전쟁을 직접 체험하지 못했다가 러시아가 후방 때리기 시작하고 공습, 대피가 일상이 되면서 러시아 국민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전쟁을 느끼게 되죠. 난방도 안 되고 물도 끊기고 불도 안 들어오고.

그러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전쟁 그만했으면 좋겠다'라는 여론이 생기잖아요. 우크라이나 국민의 전쟁 피로도나 여론 변화가 러시아보다는 훨씬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거죠.

Q. 그걸 아니까 푸틴이 전쟁을 더 길게 끌려고 하는 거죠.

길게 끌려고 하고 후방까지 공격하고 전기 끊고.

계속되는 러우 전쟁, 러시아 내부 민심은?

Q. 전쟁을 이렇게 길게 지속하려면 내부의 여론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광고 영역

러시아에서 지금 전쟁 지지율이 몇 프로 정도 될 것 같으세요? 지금 5년차인데 '전쟁 잘하고 있다'라는 지지율이 지난달에 72%였어요. 푸틴 지지율은 86%예요. 권위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전쟁으로 경제 제재 받은 러시아 경제 상황은?

Q. 러시아 상황은 어떻습니까?

러시아가 제재를 엄청 세게 받았는데 2023년, 2024년에는 GDP 성장률이 4%대였어요. 전쟁 안 한 우리나라보다 높았어요. 제재를 한 유럽보다도 훨씬 높았던 거죠. 독일은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오히려 전쟁 전보다 일반 서민들 월급은 더 올랐어요. 실업률 제로에 가깝고 전시 특수 덕분에 군수·제조업 공장 풀로 돌아가고, 전쟁하게 되면 운수업이나 건설업은 같이 올라가거든요.

Q. 러시아가 제재를 받으면서 다른 물자들이 잘 못 들어오니까 그 안에서 산업이 활발하게 굴러가는 거죠.

그렇죠. 푸틴이 일종의 국산화 전략을 '이참에 바꿔보자. 예전에 수입하던 거 국산화 해보자' 이래서 예전에 수입하던 건 러시아에서 만들고, 군수공장은 더 지어서 돌아가야 되잖아요. 그런 식으로 러시아 경제가 작년 하반기 전까지는 아무 이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잘 돌아갔기 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은 전쟁을 체감하지 못한 거예요.

'이건 일종의 전시 특수 상황이다' '오래 못 간다'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작년에는 GDP 성장률이 0.6%, 전시 특수 경제의 한계가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는데 트럼프가 이란 전쟁을 일으켜서 유가를 확 끌어올린 거죠.

Q. 트럼프가 적절한 시기에 전쟁을 일으켜서 러시아에 돈을 벌게 해주는.

푸틴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거죠. 러우 전쟁이 교착 상태 빠질 때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서 가자 전쟁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날이 푸틴 생일이었어요, 2023년 10월 7일. 관심이 가자로 쏠리고, 무기 지원이 우크라이나에서 가자로 이동하고.

그때도 사람들이 미국 욕을 엄청 했어요. '러우 전쟁 때 가치의 편 얘기를 하더니 팔레스타인에서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댄단 말이야?' 미국의 위선에 대해서 공격했거든요. 그때도 푸틴은 어부지리였죠.

만 4년 넘긴 러우 전쟁, 이렇게 길어질 거라 예상했나?

Q. 이 전쟁이 처음 시작됐을 때 이렇게 길게 갈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한 번 시작되면 길게 갈 거기 때문에 쉽게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그랬는데 일어나 버린 거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1대 1로 붙으면 모르는데 사실 나토랑 싸운 거잖아요. 그러니까 쉽게 안 끝나는 거죠.

Q. 종전 협상이 있었잖아요. 올해만 해도 세 차례가 있었고. 진전이 조금이라도 있었어요?

절차적으로는 진전이 있었는데 정치적·결과적으로는 진전이 없었다. 올해부터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셋이 같이 만나기 시작했어요. 그전에는 미국이 러시아 따로 만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따로 만나고 이랬는데, 어쨌든 당사자가 중개자인 미국과 같이 만난 거니까 절차적으로 진전된 건 맞는데 그럼 뭐가 있어야 될 거 아니에요? 하나도 없어요.

그런 상태에서 이란 전쟁이 일어나 버린 거예요. 트럼프가 지금 여기에 신경 쓸 틈이 없는 거죠.

이란 전쟁 끝나야 러우 전쟁 종전 협상 가능해진다?

Q. 이란 전쟁이 언젠간 끝날 거 아닙니까? 어떤 방식으로 이란 전쟁이 끝나면 러우 전쟁의 종전 협상에도 탄력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이란 전쟁이 끝나면 트럼프가 젤렌스키를 엄청 쥐어짤 것 같아요. '나토 가입 포기해' '러시아 요구 받아들여' 이런 식으로. 왜냐하면 이란 전쟁이 어떻게 끝나든 지금 상황으로 봐서 트럼프에게 이게 트로피가 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당장 11월에 미국 중간선거 있잖아요. 트럼프가 내세울 만한 업적이 필요하잖아요. 그러면 약한 우크라이나에 압력을 넣겠죠. 양보하라고.

Q. 예전에 백악관에 불러서..

모욕 주고 쫓아내고 한 것처럼.

젤렌스키는 왜 종전 협상 조건을 거부했나

Q. 교수님 책을 보면, 젤렌스키는 협상 조건들을 차라리 일찍 받았으면 나았을 텐데 시간이 계속 가면서 우크라이나에 더 안 좋은 조건만 계속 남은 셈이잖아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거죠. 사실은 매 단계가 있었어요. 우크라이나에 요구된 것들이 정의롭지 못하고 가혹한 건 맞았어요. 문제는 '그 조건을 우린 받을 수 없어' 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여야 하는 게 점점 더 가혹해지고 더 커지고 있다는 거죠. 처음에 우크라이나가 받은 요구가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최악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게 차악이 되고, 더 시간이 지나면 최선이 돼버리는 상황이에요.

전쟁 초반에 평화협상이 이루어질 뻔하다 결렬됐거든요. 만약 그때 평화협정을 맺었으면 영토를 지금처럼 20%를 뺏기지는 않아도 됐어요. 4대 점령지 중에 2개는 지킬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4대 점령지를 다 내줘야 되는 상황인 거고.

Q. 지금 젤렌스키도 미국만 믿고 있지 않겠다, 나토만 믿고 기다리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중동에서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걸 텐데.

젤렌스키는 일단 미국에 대한 기대는 할 수가 없는 거죠. 트럼프가 아무 지원도 안 해주고 있는 거니까.

Q. 트럼프 등장과 함께 미국에 대한 기대는 접을 수밖에 없는.

겉으로는 어쨌든 계속 잘해보자 하더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 젤렌스키가 바라는 건 유럽이에요. 그리고 젤렌스키는 유럽을 버릴 순 없어요. 중동에서 다른 루트를 찾아도 지금 유럽이 해주고 있는 지원을 그들이 해줄 수는 없거든요. 

그 유럽 지도자들(스타머 총리, 마크롱 대통령, 메르츠 총리) 영국, 프랑스, 독일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 건데, 그 지도자들의 생각과 국민들의 생각이 같지 않다는 게 문제죠. 그 지도자들은 지금 '절대로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안 된다. 우리가 미국 대신 지켜주겠다' 이러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러우 전쟁 일어나고 러시아 석유·가스 수입이 끊기면서 유럽 경제가 지금 엉망이 돼버렸잖아요. '우리 코가 석자인데 남 도와주게 생겼니?'라는 유럽 국민들의 생각이 지도자들의 생각과 같다고 얘기할 수는 없어요. 그게 문제인 거고.

이란 전쟁에 밀린 우크라이나,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나?

Q. 들으면 들을수록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 교수님의 전망은 어떠세요?

시간은 우크라이나의 편이 아니다. 지금 당장 유럽이 우크라이나에서 손을 뗀다면 우크라이나는 길이 없는 상황인 거죠.

Q.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고.

러시아가 '절대 양보 못해'라고 하는 조건이 있어요.

1.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절대 불가

2.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

3. 점령 영토를 러시아 것으로 인정

만약 이걸 양보해야만 종전할 수 있다면 우린 안 한다, 우린 전장에서 끝내겠다. 러시아는 이러고 있거든요. 지금 러시아가 전선에서 이기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러시아는 '우리가 왜 양보를 해? 우리가 이기고 있는데.' 

러시아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는 건 유럽 입장에서는 완패거든요. 유럽도 못 받아들여요. 영국·프랑스·독일이 나라 사정이 안 좋은데도 우크라이나를 계속 도와주고 있는데. 러시아는 '절대 양보 못해', 유럽은 '절대 못 받아들여'. 그렇기 때문에 '결국 협상이나 외교로 해결 안 돼. 어차피 전장에서 해결될 수밖에 없어'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여기서 변화가 생긴 거죠. 바이든이 트럼프로 바뀌면서 예전에 우크라이나와 유럽 편에 있던 미국이 지금 러시아 편으로 넘어간 거잖아요. 물론 트럼프가 왔다갔다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강한 사람, 이긴 사람 편이에요. 그게 더 미국의 이익이 되니까.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세 지도자가 우크라이나 편에서 지금과 같은 스탠스로 있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한 거죠.

Q. '전장에서 끝난다' 그 얘기는..

러시아가 이기고 끝난다. 우크라이나가 이길 수는 없는 거니까 러시아가 이기고 끝난다는 거죠.

한 달 넘긴 이란 전쟁, 러우 전쟁의 전철 밟을까?

Q. 이란 전쟁도 전장에서 끝나야 되는 상황일까요?

48시간 얘기했다가 5일 얘기했다가 열흘 얘기했다가 갑자기 부통령은 곧 끝낼 거라고 하고 그다음에 협상하자고 하면서 군인들은 가고 있고, 말이 오늘내일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다르잖아요. 예상이 안 되는데 군인들이 이미 이동을 했는데 이게 엄포용일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협상의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쇼잉을 하려고 군인을 보내는 걸까? 이렇게 쉽게 협상으로 끝날까 싶고.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현지 시각 4월 1일)

향후 2~3주에 걸쳐 이란에 맹렬한 타격을 가할 것입니다. 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을 것입니다.

Q.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이 넘었는데 이란 전쟁도 이렇게까지 길게 갈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되나요?

근데 푸틴은 대통령을 계속하잖아요(2036년까지 집권 가능). 그런데 트럼프는 임기가 정해져 있잖아요(2029년 1월 20일까지). 큰 차이죠. 당장 미국에서 800만, 900만씩 '노 킹스' 시위했잖아요.

그런 데다가 트럼프의 주요 공약 '전쟁 안 한다' '남의 나라 전쟁에 개입해서 이라크 전쟁처럼 미 국민을 끝없는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는다'고 했던 공약 위반이고, 국민의 눈치를 봐야 된단 말이에요. 여론을 의식해야 되고. 그래서 글쎄요, 그렇게 오래 끌 수 있을까요? 이란 전쟁을.

미국도 러시아도 전쟁을 쉽게 끝내지 못하는 이유?

Q. 미국과 러시아가 우위에 있는데 전쟁이 빨리 안 끝나는 걸 보면 너무 나라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러시아는 이게 집단 서방과의 전쟁이라고 정식화하거든요. 나토 국가들, 미국·유럽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거니까 쉽지 않은 거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을 비교하면 당연히 이쪽이 군사력이 세지만.

그런데 강대국이 약한 나라를 침략하더라도 약한 나라가 이길 확률이 더 높대요, 63%*래요. 당장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졌잖아요. 그다음에 아프간에서 20년 있으며 돈만 쓰고 인명피해만 있었고. 이라크 전쟁도 마찬가지죠.

전쟁이라고 하는 거는, 강대국은 어떤 이익을 위해서 들어갔는지 몰라도 그 국민들은 약한 나라일지라도 국가를 걸고 싸우는 거잖아요. 쉽지 않죠.

*아레귄-토프트(Arreguin-toft)의 연구 : 약소국이 간접전(게릴라, 비정규전)을 쓰고 강대국이 직접전(정규군)을 쓰면 약소국 승률 63%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광고 영역
스브스프리미엄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