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교황 레오 14세가 이번에는 '사이비 민주주의'를 언급하며 트럼프 미국 정부에 대한 우회 비판에 나섰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현지시간 어제(14일) 교황청이 발행한 메시지에서 민주주의 국가는 도덕적 가치에 뿌리를 둘 때만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교황은 "이런 토대가 없으면 민주주의는 다수의 폭정, 경제와 기술 기득권층의 지배를 위한 허울 중 하나가 돼버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교황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레오 14세 교황에게 맹비난을 쏟아낸 후에 나왔습니다.
메시지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빚고 있는 걸 감안하면 미국 정부를 우회 비판한거 아니냐는 평도 나옵니다.
메시지에서 교황은 권력 그 자체는 목적이 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절제는 정당한 권위 사용의 필수"라며 "진정한 절제는 과도한 자기예찬을 통제하고 권력남용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상 첫 미국인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현대판 십자군' 주장에도 "하느님은 그런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문명 말살 위협에는 "진심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바티칸도 힘으로 굴복시킬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를 불러 과거 왕권이 교황권을 압도하게 된 계기가 된 '아비뇽 유수'를 언급하며 비판 자제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실한 가톨릭으로 알려진 밴스 미국 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동조해 레오 14세 교황에게 '발언에 신중하라'는 경고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미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비판이 정치적 역풍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온건하고 절제된 데다 미국인으로서 미국의 정치와 문화에 정통한 레오 14세에게는 보수층의 신뢰가 상당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미국인들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원인 가톨릭 신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모욕을 느낀다는 유권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 디자인 : 이수민 /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