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전쟁 '비협조'에 뿔나…나토 수장에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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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뤼터 나토 사무총장

미국의 이란 전쟁 지원 요청에 선을 그은 유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에게 회담 내내 폭풍같은 모욕과 비난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하기로 전격 합의한 하루 뒤인 현지시간 지난 8일 백악관서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유럽이 비협조적으로 나온 것에 대해 연일 분노를 쏟아내며 나토 탈퇴를 반복적으로 거론하던 시점에 이뤄진 만남이라 관심이 집중됐지만, 회담이 비공개라 구체적인 논의 내용과 분위기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현지시간 9일 회담을 보고받은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두 사람의 회동 분위기를 '사나웠다'고 요약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내내 뤼터 사무총장에게 화를 내며 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단 겁니다.

한 유럽 당국자는 "(회담이) 엉망으로 흘렀으며 대화는 모욕의 연속일 뿐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배석자들에게 이란이 폐쇄한 호르무즈 해협을 최대한 빨리 다시 열고자 동맹국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원한다는 인상을 줬다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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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나토에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대통령이 말했듯 나토는 시험대에 올랐고 실패했다"며 "비록 그들이 호르무즈를 통해 미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있지만 대통령은 현시점에 나토에 아무런 기대도 없으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자신의 SNS에 나토 동맹들을 거듭 비난하는가 하면, 지난 1월 자신이 병합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폭풍에 휩싸였던 그린란드까지 다시 거론해 회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엘리슨 하트 나토 대변인은 뤼터 사무총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회담이 엉망으로 마무리됐단 주장에 대해서도 "건설적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다른 유럽 당국자는 "여전히 불안정한 시기이긴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시기에 그(뤼터 사무총장)가 있다는 점은 나토 동맹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습니다.

뤼터 사무총장은 때로는 과도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춘다는 동맹 일각의 비난 속에서도 비판을 자제한 채 물밑에서 설득하는 전략으로 우호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뤼터 사무총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환상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호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향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유럽 주둔 미군 일부를 철수하는 방안을 참모들과 논의했단 보도도 나오면서 뤼터 총장의 노력에도 대서양 동맹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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