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두고 미국과 이란이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협을 함께 접한 오만은 통행료를 물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명백한 유엔 협약 위반이라는 지적인데, 문제는 미국과 이란 모두 이 협약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겁니다.
백운 기자입니다.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과 양분해 영해로 삼고 있는 오만의 사이드 알마왈리 교통장관은, "해협 통행에 어떤 수수료도 부과할 수 없다"며 통행료 징수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수에즈 운하와 같은 인공 수로도 아닌 해협에서 통행 대가를 받는 건 국제 협약 위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다의 헌법'으로 불리는 '유엔해양법협약'은 외국 선박이 단순히 영해를 통과했다는 이유로 부과금을 물릴 수 없도록 하고, 국제 해협에서의 통과통항권을 인정해 연안국이 막을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협약 당사국이 172개국에 달합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이 이 협약을 의회에서 비준하지 않은, 비당사국이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통행료를 받는 게 낫다, 막대한 경제적 이익 창출될 거다, 이란과 합작 사업을 구상 중이라며 호르무즈 통행료 신설을 거듭 시사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이 국제해양법 준수 의무가 없다는 억지 주장으로 호르무즈 통행료 공동 징수를 구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최지현/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비준을 안 했지만) 국제 관습법이기 때문에 자국 군함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자 했던 게 미국의 태도입니다. (그런데) 통항료를 걷겠다고 하는 것은 국제 관습법적 지위를 무시하는….]
하지만 친 트럼프 세력인 미국 석유 기업들조차 호르무즈 외 다른 해협으로 통행료 징수가 확대되고, 소비자 부담도 늘 것이라고 백악관에 항의하며 통행료 징수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행료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주요한 전쟁 성과물로 삼으려던 트럼프의 구상이 안팎에서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디자인 : 강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