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캐리어에 시신을 담아 유기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20대 사위(왼쪽)와 딸이 2일 대구지법에 도착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려 이동하고 있다.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피해자인 50대 여성은 혼인 직후부터 사위에게 가정폭력을 당하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좁은 신혼 원룸에서 함께 생활을 이어왔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위는 장시간의 폭행 끝에 장모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하천에 버렸으며 이를 경찰에 알리지 못하게 피해자의 딸이자 자신의 부인을 통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늘(3일) 경찰에 따르면 캐리어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장모 A(사망 당시 54세) 씨가 사위 조 모(27) 씨로부터 폭행당하기 시작한 건 지난 2월부터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지난해 9월 딸 최 모(26) 씨가 혼인 직후부터 남편인 조 씨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자 이를 보호하려는 등의 이유로 딸 부부와 함께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지난 2월 딸 부부와 함께 중구 오피스텔형 원룸으로 이사 온 뒤부터 조 씨로부터 "이삿짐 정리를 빨리 안 한다"는 등의 이유로 폭행을 당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집을 떠나라는 최 씨의 권유에도 원룸 생활을 이어왔고 결국 지난달 18일 조 씨의 장시간 폭행 끝에 숨졌습니다.
당시 조 씨는 A 씨가 숨지자 평소 가지고 있던 여행용 캐리어에 시신을 담아 최 씨와 함께 도보로 10∼20분 거리의 북구 칠성동 신천으로 이동해 버렸습니다.
이후 조 씨는 "범행 사실을 경찰 등에 신고하지 말라", "연락이 오면 받지 말라"고 하는 등 범행을 알리지 못하도록 아내 최 씨의 일상을 통제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조 씨는 캐리어가 발견되기까지 2주간 좁은 원룸을 비롯해 외출할 때도 내내 최 씨 곁에 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최 씨는 남편인 조 씨의 보복이 두려워 범행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조 씨가 최 씨에게 저지른 가정폭력을 수사한 뒤 혐의 추가 적용을 검토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31일 북구 칠성동 신천에서 캐리어가 담긴 시신이 발견됐으며 경찰은 조사 끝에 당일 이들 부부를 긴급체포했습니다.
조 씨는 존속살해·시체유기 혐의, 최 씨는 시체유기 혐의만 적용돼 구속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