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룸 화재 현장
원룸에서 바퀴벌레를 잡으려다 불을 내 이웃 주민을 숨지게 한 30대가 항소심에서도 금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법 형사항소1-3부는 중과실치사상 및 중실화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검사가 양형 부당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유지하며 A 씨에게 금고 4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5시 30분쯤 경기도 오산시 궐동로의 한 5층짜리 원룸에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당시 A 씨는 자신의 방 쓰레기 더미 사이로 바퀴벌레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라이터에 불을 붙인 뒤 가연성 스프레이를 분사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불길은 주변 플라스틱 용기와 천장 등으로 옮겨붙었습니다.
A 씨는 주민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현관문을 열어둔 상태로 건물 밖으로 대피해 119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소방대원의 지시로 뒤늦게 건물 2층으로 올라가 불이 났다고 소리쳤지만, 이미 퍼진 유독 연기 탓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고로 같은 건물 주민 B 씨가 연기를 피해 창밖 에어컨 실외기를 딛고 맞은편 건물로 넘어가려다 14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또 다른 40대 주민도 연기를 마시는 피해를 보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배달 음식 용기와 비닐이 쌓인 좁은 방에서 불을 붙였고 현관문을 열어둔 채 도망쳐 연기 확산을 가속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과실이 매우 중하며 피해자가 소중한 생명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태어난 지 4개월 된 피해자의 자녀가 평생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판시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이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경기소방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