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농지 전수조사'…경기도·토지거래허가구역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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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일 수도권 내 한 농지 너머로 아파트 단지 등 재개발 구역이 들어서 있는 모습

당정이 사상 최초의 농지 전수조사를 하기로 한 것은 농지 투기를 근절하기 위해서입니다.

농지 투기는 헌법상 '경자유전'(耕者有田·농사짓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다는 뜻) 원칙을 훼손하고 가격을 왜곡해 청년농과 귀농인의 농지 접근성을 떨어뜨린다고 보는 것입니다.

자경하지 않는 농지 소유자가 늘어나고 농지가 농업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쓰여 가격이 높아지면 기존 농가의 사업 확장이나 신규농의 진입이 어려워지고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에 걸림돌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농지법을 고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투기성 농지가 적발되면 즉시 처분명령을 내릴 방침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늘(1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농지 전수조사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에 걸쳐 전국 전체 농지 195만4천㏊(헥타르·1㏊는 1만㎡)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1단계 조사에서는 농지법이 시행된 1996년 이후 취득 농지 115만㏊를 점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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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단계 조사에서는 농지법 시행 전 취득 농지 80만㏊까지 조사해 농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당장 다음 달부터 행정정보와 드론·항공사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본조사에서 의심 농지 선별에 나섭니다.

오는 8월부터 연말까지 심층조사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수도권 전 지역을 중심으로 한 10대 투기 위험군을 현장 점검해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합니다.

투기 위험군 면적 규모는 72만㏊에 이릅니다.

경매 취득자, 농업법인·외국인 소유 농지, 최근 10년 내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상속 농지 제외), 관외거주자, 공유취득자, 농지이용실태조사 적발 농지, 기본조사 결과 불법 의심 농지가 포함됩니다.

이 중 수도권 농지 면적은 22만ha(173만 필지)입니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은 대부분 다 수도권"이라면서 "수도권 일대 농지가 비싼데 투기 목적이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조사는 농지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역별로 이번 농지 조사의 중심은 경기도입니다.

지난해 농지 실거래가는 경기 지역이 평당 60만7천 원으로 전남(8만2천 원)의 7.

4배로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작년 전체 지역 평균 농지 실거래가는 17만 7천 원으로 2021년 이후 하락세입니다.

적발된 위법 농지는 행정처분(처분·원상회복) 또는 계도하고,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무단 휴경이나 불법 임대차는 즉시 처분 명령할 수 있도록 농지법을 개정할 방침입니다.

법 위반 시 농지를 1년 이내 처분해야 하는 조항을 개정해 즉시 처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농지도 투기 대상이 돼 가격이 비싸다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필요하다면 위법 행위에 대해 농지 매각명령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를 위해 농식품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이 '정부합동 농지 조사 및 제도 개선 추진단'을 구성하고, 지방정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조사 인력 5천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입니다.

당정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농지보전부담금 정상화, 농지보전총량제 도입 등 농지관리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이번 농지조사를 위해 추경으로 588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기존 예산까지 합쳐 국비 670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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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비 30%까지 합하면 내년까지 농지조사에 들어가는 예산은 약 1천100억 원입니다.

이승만 정부가 농지개혁을 추진하면서 전국적인 농지실태조사를 벌인 적이 있으나 전수조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기환 농식품부 농지과장은 "당시 전쟁 때문에 전체 농지를 다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매년 일부 농지를 대상으로만 이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신도시 투기 사태로 농지 투기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농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투기 근절 외에 농지 전수조사의 또 다른 배경은 그간 비농업인 소유 농지, 유휴지가 늘어나고 임대차가 증가하는 반면 정확한 농지 정보가 부족해 체계적인 농지 정책 수립이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이번 전수조사로 농지 소유·이용 현황을 파악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체계적인 농지 관리체계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농지 전수조사를 계기로 매물이 많이 나와 농지 가격이 내려가면 투기와 관련 없는 농민이 피해 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윤원습 농업정책관은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같이 개발 이슈가 있는 곳 외에는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일반적인 농업 지역에서 농지 가격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임차농 보호를 위해서는 임대차 계약을 하지 않은 경우 계도 기간을 두고 임대차 계약을 유도하는 한편 임차인 보호를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농지은행이 임차인에게 대체 농지를 알선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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