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상대의 산업 인프라를 타격하는 보복전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40여 년간 구축해 온 이른바 '저항 경제'를 가동해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무차별 공습 속에서도 이란의 수퍼마켓 진열대는 비어 있지 않고, 공무원 급여도 지급되고 있으며, 유가 급등이 역설적으로 호재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건 이란의 '저항 경제 모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이란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수입하기 어려운 의약품·자동차 부품·가전제품을 자체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수백 개 발전소를 전국에 분산 배치해 전력망 파괴 리스크를 최소화했고,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석유와 식량·기계류를 맞교환하는 물물 교환을 일상화했습니다.
또,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대폭 강화된 제재로 원자재·부품 수입 자체가 어려워지자 국산품 중심 경제 전환에 속도를 냈습니다.
이란은 이렇게 구축한 저항 경제를 지난달 28일 전쟁 시작 후 본격 작동 중이라고 매체는 분석했습니다.
매체는 "테헤란 연료 저장시설이 공습당한 직후 연료 공급에 일시적 차질이 발생했지만 배급제로 신속히 대응해 혼란을 잠재웠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란의 전직 경제 관료는 매체에 "전쟁이 1년간 지속되더라도 이란은 버틸 회복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이 석유 일변도 경제가 아니라는 점 역시 저항 경제의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매체는 전했는데 금속, 화학물, 식품 등 비석유 수출로 여전히 월 20억 달러를 벌어들인다는 겁니다.
특히 이란이 브렌트유 수백만 배럴을 계속 수출하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 이미 전쟁 비용의 일부를 보전했다고도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밀, 쌀 등 식품의 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쟁이 길어질수록 저항 경제도 위협을 받게 될 거라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또, 제철소 같은 산업시설이나 식수 인프라가 파괴되면 경제 회복력에 한계가 있는 이란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김나온,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