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장기화의 여파가 하늘길을 꽁꽁 묶고 있습니다.
국제 항공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항공권 가격 폭등에 더해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장 오는 5월, 국제선 유류할증료 수준이 1단계에서 33단계 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33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항공유 판단 기준이 되는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이 갤런당 평균 150센트를 넘어서면 유류할증료 1단계가 부과되는데, S&P글로벌 등에 따르면 이미 갤런당 항공유 가격이 상한선인 470센트를 훌쩍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4월에 적용될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18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5월까지 한 달 새 15단계나 수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한국 항공 역사상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인 33단계에 도달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미주 노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55만 원, 왕복으로는 100만 원을 훌쩍 넘기게 됩니다.
동남아와 일본 등 단거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도 현재보다 최대 3배 이상 뛸 전망입니다.
현행 규정상 항공사 운영 비용의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가 최고 단계인 33단계를 넘기게 되면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넘길 수 없습니다.
기름값이 오를수록 항공사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인 만큼 저비용 항공사들의 운항 축소가 속출할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베트남 비엣젯항공은 인천에서 나트랑, 다낭 등으로 향하는 노선을 대거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한국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푸꾸옥 노선은 다음 달 초부터 5월 초까지 운항이 전면 취소됐습니다.
국내 항공사들 사정도 비슷합니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부터 부산발 다낭과 괌 등 주요 노선을 20회 감편하기로 했고, 진에어 역시 괌과 나트랑 등에서 총 45편의 운항을 취소했습니다.
에어프레미아도 미주와 동남아 노선 50편에 대해 비운항을 결정했습니다.
항공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취소 대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 이현영/ 영상편집: 이의선/ 디자인: 이수민/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