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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광화문 공연, 인구 데이터로 본 '10만 관중'의 실체 [사실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BTS 컴백 공연을 둘러싸고 하이브(10만 4천 명), 행안부(6만 2천 명), 서울시(최고 4만 8천 명)까지 세 기관의 인파 추산이 엇갈렸습니다. 사실은 팀이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 결과, 서울시가 지정한 행사 구역(250m 격자 14개)을 바탕으로 보수적으로 잡아도 피크 시간대 약 7만 명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석 범위를 행사장 주변부까지 확장하면 최대 약 10만 7천 명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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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없었던 직전 2주 토요일(7일·14일) 같은 구역·같은 시간(저녁 8시-9시) 평균이 2만 5천70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하게 공연 때문에 유입된 인구는 약 4만 5천 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26만'에서 시작된 숫자 혼란

당초 경찰과 서울시는 BTS 공연에 최대 26만 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세종대로 구간의 수용 면적을 1㎡당 2명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인 걸로 파악됩니다. 이 예측에 따라 경찰 6천700명, 서울시 공무원 2천600명, 소방 800명, 서울교통공사 400명 등 공무원만 1만 명 이상이 동원됐다고 합니다. 하이브 측도 자체 안전요원 4천800명을 투입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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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규모도 전례가 없었습니다. 남북 1.2km, 동서 200m 구역에 안전펜스가 설치됐고, 31곳 게이트에서 전수 검문이 이뤄졌습니다. 도심 지하철역 3곳이 폐쇄됐고 서울·경기 버스가 우회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인파는 예상의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공연 당일 행안부 인파관리시스템은 6만 2천 명, 서울시 실시간 집계는 최고 4만 8천여 명에 그쳤습니다. 하이브는 이통3사에 알뜰폰·외국인을 더해 10만 4천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세 기관의 추산이 4만에서 10만까지 2.5배 차이가 났습니다.

결국 이 간극을 불러온 숫자는 '과잉 대응'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공연 이후, 공무원노조는 대규모 동원 중단을 촉구했고, 서울시는 투입 공무원 약 2천 명에게 1일 특별휴가를 부여했습니다.

생활인구 데이터란 무엇인가?

먼저, 이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사실은 팀은 서울시 '생활인구'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이 숫자의 간극을 검증했습니다. 서울시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인구뿐만 아니라 통근, 관광, 업무 등 목적으로 특정 시점에 서울 내 체류하는 모든 인구(외국인 포함)를 통신 데이터와 공공 빅데이터로 추계한 데이터입니다. 야간·주간·이동인구 등 상세 시간대별 인구 분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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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시는 데이터를 250m×250m 정사각형 격자 단위로 제공하는데, 이를 통해 서울 전역을 촘촘한 격자로 나누고, 매 시간 각 격자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체류하는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내국인은 성별·14개 연령 구간별로, 외국인은 장기 체류(91일 이상)와 단기 체류로 나눠 각각 21개·19개 국적별로 세분화됩니다. 분석의 기본 범위는 서울시가 BTS 공연을 위해 지정한 행사 구역 14개 격자(약 0.88km²)입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세종대로를 따라 시청 방향으로 이어지는 구역입니다. 추가로 주변부까지 확장한 24개 격자(약 1.50km²)도 함께 분석해 수치의 범위를 넓혔을 때 숫자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직전 2주 토요일(7일·14일)의 동일 격자·시간대 데이터 평균을 베이스라인으로 삼아, 공연일(21일)의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동일 요일 비교로 요일 효과를 통제하고, 1주가 아닌 2주 평균을 사용해 특정 주의 이례적 변동을 걸러냈습니다. 두 주의 편차는 5~7% 수준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BTS 효과 확실…광화문의 '피크 타임'이 바꼈다?

직전 2주 토요일(7일·14일), BTS 공연 구역을 가장 많이 찾은 시간대는 오후 2시(평균 약 5만 3천 명)였습니다. 경복궁 관광객과 주말 나들이 인파가 점심 무렵 몰려들고 저녁이면 빠지는, 광화문의 전형적인 토요일 패턴입니다. 하지만 공연일인 21일은 이 패턴이 통째로 뒤집혔습니다. 낮 12시~오후 3시 사이에는 오히려 2주 평균보다 16~20% 감소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남북 1.2km에 걸친 교통 통제와 31곳 게이트 전수 검문으로 일반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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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오후 5시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해 오후 8시에 7만 204명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공연이 오후 8시에 시작돼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해 77개국에서 시청 1위를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공연이 절정에 다다른 시간대는 직전 2주 평균(2만 5천669명)보다 2.7배 높았습니다. 그만큼 BTS 공연을 보기 위해 광화문을 찾았다는 사실에는 큰 변수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석 범위를 주변부까지 넓힌 24개 격자(1.50km²) 기준으로는 20시에 약 10만 7천 명이 잡힙니다. 하이브가 발표한 10만 4천 명과 거의 일치하는 수치입니다. 구역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수치가 달라지지만, 가장 보수적인 서울시 행사 구역 기준으로도 행안부 추산(6만 2천 명)을 웃도는 셈입니다.

외국인은 얼마나 왔을까…'장기 외국인' 급증

이번 분석에서 가장 주목할 수치 중 하나는 외국인, 그중에서도 91일 이상 장기 체류 외국인의 급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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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인이 전체 생활인구의 26.3%(1만 8천490명)를 차지했습니다. 이 중 장기 체류 외국인(1만 3천481명)이 단기 체류(5천9명)의 2.7배란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관광 목적의 단기 방문객보다 국내에 거주하는 유학생·취업자·결혼 이민자 등이 훨씬 많이 모였다는 뜻입니다. 2주 평균 대비 장기 체류 외국인은 11배 이상 폭증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수치입니다. 장기 체류 외국인의 국적별 구성을 보면 이 현상의 배경이 드러납니다. '기타' (중남미, 유럽, 동남아 등 일부 국가) 국적이 압도적 1위, 인도·베트남·중국·필리핀 순이었습니다. 동남아·남아시아 국적 거주자가 대거 모인 것입니다. 이들 국가는 BTS 팬덤이 두터운 지역과 겹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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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체류(관광) 외국인은 태국이 압도적 1위, 일본·중국·미국 순이었습니다. 2주 평균 대비 태국 관광객은 2배 이상, 필리핀은 3배 넘게 늘었습니다. 24개 격자로 넓히면 외국인은 총 2만 5천472명(23.8%)으로, 장기 체류 1만 7천641명이 단기 체류 7천831명의 두 배가 넘는 패턴은 동일합니다.

공연장 가장 많이 찾은 연령대는?

세대별로도 분석했습니다. BTS 팬덤을 10~20대 여성으로만 상상하면 데이터와 맞지 않습니다. 당일 20시 기준 내국인 연령 분포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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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절대 인원은 4천844명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21.1%에서 18.8%로 줄었습니다. 평소보다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40대(+6천519명)였습니다. 50대(+6천76명), 30대(+5천47명)가 뒤를 이었습니다. 10대도 +1천645명(+1.5%p) 증가했습니다. 전 연령대가 골고루 유입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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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로 더 쪼개면 그림이 선명해집니다. 가장 많이 늘어난 단일 그룹은 40대 여성(+4천439명)입니다. 50대 여성(+3천339명), 30대 여성(+3천28명)이 뒤를 이었습니다. 남성 중에는 50대(+2천737명)가 가장 많이 유입됐습니다. 여성 총 증감(+1만 6천334명)이 남성(+1만 1천807명)의 1.4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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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 기준 여성 비율은 약 55.5%로, 2주 평균(약 52.4%)보다 3.1%p 높아졌습니다. 평시에는 낮 시간대에 여성 비율이 높았다가 저녁에 내려가는 패턴인데, 공연일은 정반대로 저녁에 올라가서 18~20시에 55.5%로 피크를 찍었습니다. 아무래도 10대 아이를 둔 4~50대 부모 세대가 함께 BTS 공연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BTS 공연이 특정 성별·세대의 이벤트가 아니라 범세대적 행사였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숫자의 미로: 누구 말이 맞나?

이 공연을 둘러싼 인파 추산치는 최소 5개입니다. 같은 현장인데도 '누구를 세느냐'와 '어디를 세느냐'에 따라 숫자가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같은 생활인구 데이터를 써도 14개 격자(약 7만 명)에서 24개 격자(약 10만 7천 명)까지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울타리를 어디에 치느냐'가 숫자를 결정합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생활인구 데이터에는 알뜰폰(MVNO) 가입자도 포함됩니다. 다만 이동통신 3사를 쓰지 않는 외국인은 잡히지 않습니다. 이번 공연처럼 외국인 비중이 높은 행사에서는 실제 인파와 데이터 사이에 간극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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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6만 2천 명)와는 산출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행안부 인파관리시스템은 이통 3사 기지국 접속 데이터만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동원 공무원(약 1만 명)이 포함되고 외국인·알뜰폰 사용자는 빠집니다. 결국 수치의 간극은 '누구를 세느냐'(외국인·알뜰폰 포함 여부)와 '어디를 세느냐'(구역 범위)라는 두 가지 변수에서 비롯됩니다.

세 기관이 각기 다른 방법론으로 각기 다른 숫자를 내놓았지만, 어느 쪽이 '공식' 수치인지를 판단할 기준은 없습니다. 한국에는 대규모 인파의 규모를 추산하는 표준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태원 참사 이후 행안부가 인파관리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이번 사례가 보여주듯 그 수치조차 알뜰폰·외국인을 빠뜨린 채 '공식 추산'으로 유통됩니다. 물론, 26만이라는 예측이 결과적으로 과잉 대응을 낳았다 해도 그것이 곧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22년 이태원의 교훈은 명확합니다. 군중 안전에서 과소 대응의 대가는 과잉 대응의 대가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1만 명의 공무원이 동원됐고, 사고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과잉이 과소보다 낫다'는 원칙이 부정확한 추산까지 정당화해서는 안 됩니다. 26만 예측이 어떤 근거와 방법론으로 산출됐는지, 사후에 실제 데이터와 대조해 보정하는 절차가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대응의 강도는 넉넉해야 하지만, 그 강도를 결정하는 숫자는 정밀해야 합니다. 매번 최대치를 가정해 동원하는 것은 안전 관리가 아니라 자원의 소진입니다. 이번에 동원된 공무원 1만 명의 피로가 다음 재난 대응력을 깎아 먹는다면, 과잉 대응은 더 이상 안전한 선택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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