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비적대적 선박은 통항 가능' 공식화…정부, 신중 기조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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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해 '비적대적 선박'은 여러 조건들이 부합하면 통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에 공식 알린 가운데, 우리 정부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지난 22일 UN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15개국에 자국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그제 IMO, 즉, 국제해사기구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한 자국의 공식 입장이 담긴 코뮤니케, 즉 공식 문서를 게시하고 회원국들에 회람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란의 해당 문서엔 '비적대적 선박'이 이란에 대한 침략 행위에 가담하지 않고, 이란이 선포한 안전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는 경우, 이란 당국과 조율 아래 호르무즈 해협에서 안전한 통항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이란은 그러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침략에 참여한 국가들과 관련된 선박과 장비는 이런 통항 자격이 없다고 적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틀 전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설명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란 측은 '비적대적 국가' 또는 '비적대적 선박'의 범주에 한국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이란 측 대응과 관련해 외교부는 "중동 정세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 보호와 에너지 수송로 안전 확보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을 오늘(25일) 저녁 내놓았습니다.

이는 이란 측 입장에 원론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인데, 정부 내부적으로는 항행의 자유가 유엔해양법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의 근본 원칙이라는 점에서 이란 측의 '해협 봉쇄'를 규탄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기류가 읽힙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마땅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특정 연안국이 가불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게 당국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근본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해 해협의 불안정이 초래됐다는 이란 측 문제 제기를 이해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국제 해협에 대해 특정 연안국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특정 안전 규정을 만들 테니 이를 따라야 한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많은 국가들도 이러한 인식 아래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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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범정부 브리핑에 참석한 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미 이란 측의 기본 입장을 전달받았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 통항과 관련해) 판단을 내리기는 좀 이르다"다며 신중한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조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이란 측의 기본 입장은 지난 월요일 저녁 제가 이란 아락치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도 전달을 받았다"면서도 "문제는 그것이 아니고 과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겠느냐, 이란 측의 보장이 모두에게 가능한 것이냐"라며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다 점검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늘 프랑스로 향한 조 장관은 오는 27일까지 미국, 프랑스 등 주요국 외교 장관들과 중동 정세를 포함한 국제 정세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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