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지도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전쟁을 지속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빈 살만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을 "중동을 재편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로 규정하고 이란 정권을 확실히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빈 살만은 이란이 걸프 지역에 장기적인 위협이 되고 있으며, 이 위협은 정권 교체를 통해서만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빈 살만이 이전에도 트럼프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미국이 이란에 병력을 투입해 에너지 인프라를 장악하고 정부를 권력에서 몰아내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빈 살만이 미국의 지상 작전을 지지해왔다고도 전했습니다.
실제 트럼프는 최근 이란의 석유 인프라 시설 중심지인 하르그 섬을 장악하기 위해 공수부대 투입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이란의 석유 시설 공격, 석유 시장 교란 등의 우려가 사우디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지만, 빈 살만은 "절반 완료된 전쟁"을 더 큰 위기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지금 트럼프가 물러날 경우 사우디와 나머지 중동 국가들은 전쟁으로 분노한 이란과 단독으로 맞서야 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 국가들은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주기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힘을 남겨두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거로 전해졌습니다.
국제위기그룹의 프로젝트 책임자 야스민 파룩은 "사우디 관리들은 분명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지만 어떻게 끝나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사우디 등은 트럼프가 여러 걸프 국가의 조언을 무시하고 전쟁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상, 끝을 봐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전쟁 관련국들 간 이해 관계도 제각각인데 이스라엘은 이란이 국력이 크게 약해져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이른바 '실패국가'가 되는 것도 승리로 보는 반면, 사우디는 이란이 실패 국가가 되는 상황을 중대한 직접적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태가 이란 정권 제거와 중동 지역 정세 악화 사이에서 복잡한 선택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취재: 김민정, 영상편집: 서병욱, 디자인: 이정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