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으로 향하는 화물선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를 강조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캐나다 등 7개국이 발표한 정상 공동성명에 최종적으로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외교부는 오늘(20일)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정상 공동성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외교부는 "이번 결정은 국제 해상 교통로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과 국제사회의 동향,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차질이 우리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공동성명 참여는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하고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확인한다는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외교부는 "정부가 앞으로도 여타 참여국들을 포함해 국제사회와 함께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우리 정부는 영국이 주도한 다자 공동성명에 늦게나마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정부가 국제적인 공조 흐름에서 완전히 배제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군사적 관여로 비쳐질 수 있는 선택을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공동성명 참여'라는 외교적 절충점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등 7개국은 영국 현지시각 기준 어제(19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군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 등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들이 "안전한 항로 확보를 위한 적절한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초 우리 정부역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이후 내부적으로 공동성명 참여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왔는데, 영국 측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명 발표를 밀어붙이면서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됐습니다.
앞서 캐나다 역시 영국 등 6개국이 먼저 발표한 이후 합류 사실을 확인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SBS에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내부 검토가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영국 주도 성명의 발표가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성명에 군함 파견 등 군사적 지원과 같은 민감한 내용이 직접 담기지 않았고, 정치적·외교적 지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공동성명 참여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공동성명 참여와 실제 군사적 기여나 파병 문제는 엄연히 별개의 사안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미국의 요청과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향후 대응에도 신중한 기조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한편, 파병에 대한 국내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함을 파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파견해야 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으며, 모르겠다 또는 응답 거부는 15%였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